텃밭일기

장마철이 시작되기 전, 텃밭

nami2 2024. 6. 28. 22:40

마음은 아직 장마철이 아닌데 일기예보를 전달하는 곳에서
장마철이라고 자꾸만 강조하기 때문인지, 은근히 마음만 조급했다.
그러나 비를 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했었기에
장마철이라는 것이 좋기만 했었으나
비 한방울 내리지 않는 장마, 사람들은 이런 것을 마른장마라고 했다.

지난주에 연속으로 비 소식이 있었기에 부랴부랴 감자를 캤었다.
그러나 감자를 캐고나서의 비소식은 이틀 연속이 아니라 1시간 정도...

진짜 병아리 눈물 만큼 내린 후 끝이 났었다.
급하게 흰감자를 캐놓고, 자색감자는 며칠의 시간을 기다려야 했는데
또다시 연속으로 이어지는 비소식은 사람의 마음을  참으로 긴장하게 했다.
결국 오늘도 비가 내릴지 어떨지 모르는...

엉터리 비소식에 주눅이 들어서 부랴부랴 자색감자도 캐야만 했다.

어차피 한번은 겪어야 하는 여름날의 장마철이기에
엉터리 예보로 비를 기다리다가 맥이 빠지는 짓도 어쩔수 없음이다.
텃밭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 장마 대비는 해야 하는 것이고
그래서 매일같이 이른 아침에 텃밭으로 가서 풀뽑기를 해야 한다.
왜냐하면 제 때에 풀을 뽑아주지 않으면 장마가 끝날 쯤의 텃밭은
왕성한 번식력의 잡초들이 밀림숲으로 만들어 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이른 아침에  텃밭에 나가면
노란 황금색 꽃으로 반겨주는 꽃이 있었다.
화사한 호박꽃은
아침시간을 참으로  기분좋게 해줬다.
이 호박꽃은 수컷꽃인데 예뻤다.
꿀벌을 찾는 벌들의 바쁜 움직임속에서
하루가 시작되는 느낌이었다.

암컷 호박꽃 피었다.
벌들이 제 때 날아드는지 잘몰라서
올해 부터 호박 암컷꽃에게는
수정을 직접 해주기로 했다.
그렇게 해주지 않으면
맺힌 호박이 자꾸 떨어지기 때문이다.

노각오이를 2개 땄는데
마지막 1개는 그냥 놔뒀다.

아직 가지는 첫수확을  못했기 때문에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그래도 4개 정도는 곧바로 따게 될 것 같다.

6월 끝자락이 되면서
애플수박이 제법 매달렸다.
그러나 따는 시기를 잘 몰라서 고민 중이다.
언제쯤 따야하는가?
까다로운 애플수박을 왜 심었는지
후회도 해본다.

대추방울 토마토가 다닥다닥 ...
모습 자체가 환상적인데
익어가는 순서대로
까치가 시식한다는 것에 어이가 없었다.

그동안  씨감자를 심어놓고 쳐다만 봤을뿐
별로 해준 것도 없었기에
감자를 캐면서 마음을 비워야 했다.

 

알감자가 많이 나오던지 말던지
큰 감자가 몇개 나오든.. 상관없었다.

 

감자를 심어놓고 해준 것이 없어서

처분만 바랄뿐이다.

그러나 감자 맛은 진짜 맛이 있었다.

감자를 쪄놓으면 포실포실 완전 타박감자였다.

 

감자 캘 무렵 쯤에는
잎이  누렇게 변해서 시기를 알린다는데
우리 감자잎은 끝까지 파랗게 버텼다.

제법 감자가 땅속에서 나왔다.
큰 것이 나오면 좋았고
어린녀석들 (알감자)도 제법 나왔다.

100일 정도의 긴 시간 동안, 땅속 상황이 궁금했었다.

 

감자 캔 후의 모습이다.
대략 12키로 정도 나온 감자는
거의 알감자 조림용이  많았다.

상추꽃이 밀림 만들었다.
안개꽃 처럼 마음 까지 편하게 해주는
상추 꽃의  꽃말은 '나를 해치지 마세요'였다.

색깔이  아주 고운 자색감자가
보물 처럼  쏟아져 나왔다.

흰색 감자보다 씨알이 제법 굵었다.
며칠 전에 몇개 캐다가  쪄먹을 때
자색감자는 제법 맛이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텃밭이 달라지고 있었다
어찌나 꽃이 예쁘게 피던지?
봉숭화꽃이 여름 텃밭을 화사하게 했다.

텃밭을 하면서 딱 한번 봉숭화를 씨 뿌렸다
그리고 5년... 해마다 스스로 씨를 떨구고
잎과 줄기를 만들어서 꽃을 피우는데

봉숭화 꽃은 해마다 번식이 늘어났다.

그리고 한해에 한번씩 사라졌다가 다시 태어난다.

꽃을 두번 피우는 것이고 환생...그것이 가능했다.

봉숭화는 인도, 말레시아, 중국 남부가 원산지였으며
꽃의 생김새가 봉황을 닮아 봉선화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 이전부터 널리 심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우리나라 전역에서 볼 수 있는 꽃이 되었다.
봉숭화의 꽃말은 '경멸 ,신경질, 나를 건드리지마세요'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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