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열심히 자라고 있는 텃밭 채소

nami2 2024. 5. 23. 22:51

텃밭으로 가려고 집을 나서는 이른 아침은
뻐꾸기가 등 뒤에서 구슬픈 소리를 내면서 따라오는가 하면
어두운 밤에는

소쩍 소쩍 하는 소쩍새 소리가 베란다 창문을 통해 들려왔으며
언제쯤 비가내리려는지는 몰라도
집 근처 논에서는 밤잠 설칠 만큼의 개구리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오는...

도심 끝자락의 읍 소재지(시골스런 도심)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꽤나 분위기스럽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밤이었다.

요즘은  텃밭농사를 짓기에는 여전히 날씨는 도와주지 않았다.
기다리는 비는 벌써 보름째 내리지 않았고
어제는 세상이 몽땅 날아갈 것 처럼 심하게 바람이  불더니
오늘은 하루종일 바람 한점 없는 무더운 날씨가 되어서
오전 10시쯤의 텃밭은 견디기 힘든 땡볕이라서 풀뽑던 호미를 던져놓고
어이없게도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던 재미없는 시간이 되어 주었다.

그래도 정성으로 가꾼 채소들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모습을 보니
이것이 텃밭 재배하는 재미였던가, 흐뭇함이 마음속 까지 스며드는 것 같았다.

텃밭에 심은 노각오이가 예쁜짓을 했다.
모종 사올 때는 그다지 좋은 모종은 아닌데
어느새 건강한 꽃을 피워주었다.

오이를 맺지 못하는 수컷 오이꽃이었지만
그래도
건강하다는 신호였기에 반갑기만 했다.

생각치도 않았는데, 보랏빛 예쁜 가지꽃도 피었다.
가지는 꽃이 피면 가지가 열린다는 신호...
벌써 열매를 맺겠다는 뜻이지만

아깝지만 꽃은 따내야 했다.

 

첫번째 피는 꽃을

따내줘야 튼실한 가지가 열린다는 소리를

귀담아 듣는 착한 텃밭지기가 되고 싶었다.

 

지난해 11월에 심어놨던 양파가
어느새 수확기에 접어들었다.
푸르렀던 양파잎이 누렇게 변하는 것이
수확기가 다 되어간다는 뜻이다.

자색 양파는 아예 자리를 잡고 누웠다.
수확 할 때 까지 누워서
시간을 맞이하겠다는 뜻으로 보였다.

그래도 양파를 심었던 시간 부터
6개월을 잘 견뎌주었으니까
편안한 자세로 누워 있는 것도 괜찮았다.

땡초 20포기를 심어놓고
밭고랑 사이에 양상추 종류를 심었더니
너무 먹음직스럽게  잘 크고 있었다.
양상추, 로메인상추, 오크상추 등등..

지난해 11월에 씨를 뿌렸던 꽃상추를
2월 부터 지금 까지 열심히 뜯어 먹었고
서울로 세번 택배 갔었으며

 

가까운 지인들께도 몇번 상추를 보냈더니
맛있는 상추라고 칭찬을 많이 받았던 꽃상추였는데
어느새 끝물이 되어 뽑아내야 했다.

뽑기에는 조금 아까웠지만
날씨 탓에 자꾸만 꽃대가 올라왔다
꽃대를 올리는 채소들은 그 수명이
끝났다는 뜻이라서 빨리 뽑아야 했다.

4월에 씨를 뿌렸던 양상추 종류인데
사람이 뜯어 먹기 전에
자꾸만 달팽이들이 시식을 해서
커피 찌꺼기 말린 가루를 뿌려 주면

달팽이가 접근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또  빈 자리에는 여름 상추 씨를 뿌렸다.
상추가 어느 정도 자랐으면
빨리 빨리 그 다음 준비를 해야했다.
그래야만 텃밭에 상추가 멈춤하지 않는다.

 

가급적이면 상추는 시장에서 사먹지 않기...
늘 그런 마음이라면
상추는 부지런히 씨를 뿌려야만 했다.

상추씨가 발아하는 과정이 거의 한달 정도 였기에

있는 상추 늙어가기 전에 또 상추씨를 뿌려놔야 했다.

 

길쭉한 애호박 2포기
둥그런 풋호박 5포기

텃밭이 작으니까
넝쿨을 지지대 위로 올리기로 했다.

이곳은 노각오이 6포기이다.

커다란 늙은 오이는 처음 부터
이렇게 넝쿨을 올려서 키우기로 했다.

다다기오이를 미처 따지 못해서
늙은 오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노각오이  모종이 별도로 있었다.

애플수박 4 포기를 심었는데
날씨 탓에 냉해를 입어서
1 포기는 꼬랑꼬랑 돌아가시기 직전이다.

올해는 참외농사도 지어보고 싶었다.
새롭게 심는 것들은
유튜브를 보면서 열심히 공부를 한다.

가지도 제법 크면서 꽃을 피웠지만
첫번째 꽃은 사진만 찍어놓고 꽃을 따내야 했다.
그래야만
가지가 튼실하게 잘 열린다고 한다.

올해는 노각오이는 별도로 심어 놓고
가시오이와 다다기 오이는 한 곳에 심었다.

조금 까다로운 노각오이는
넝쿨이 너무  번지기 때문에 분리해놨다.

감자밭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풍성한데
얼마 만큼 수확이 될런지
늘 긴장을 해보는 노심초사 마음이다.

올해는 파프리카도 몇개 심어봤다.
텃밭은 작은데
심어 보고싶은  농작물이 너무 많았다.

아삭이고추, 미인고추, 꽈리고추, 오이고추
파푸리카 노랑 빨강 주황색...

구색을 갖추려니까 깻잎도 심어야 했다.
시장간다고...
소쿠리 들고 밭으로 가려면
뭐든지 다 심어놔야 했다.

옥수수는 까치 때문에 한곳에 씨를 뿌려놓고
그물망을 덮어놔야 했다.
옥수수가 제법 많이 자랐기에

다른 밭으로 모종을 옮겨 심어야 하건만
눈빠지게 기다려도  비 소식은 없었다.

올해는 흑토마토 5포기와
대추방울 토마토 빨강 노랑 4포기를 심었다
일반 토마토는 병충해가 심해서
올해 부터는 그냥 포기했다.

매일 아침 텃밭에 나가면
뜰보리수 열매 부터 따야만 했다.

잘익은 빨간 열매는 사람들을 유혹했기에
그냥 놔두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텃밭에 들어와 뜰보리수 열매를 따가면서
밭을 엉망으로 짓밟아 놓기 때문이다.

이제 며칠만 있으면 완두콩도 수확이 된다.
올해 3월5일에 씨를 심었는데
어느새 완두콩 수확 시기가 되었다는 것이
신기하고 자랑스럽기도 했다.

밥에 놔먹는 완두콩밥도 맛있지만
완두콩국수는 여름 별미가 되기 때문에
해마다 완두콩 농사는 빼먹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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