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한겨울에 활짝 핀 매화꽃

nami2 2023. 1. 12. 22:10

겨울 한복판의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날씨는 완전한 봄날이었다.
이래도 되는 것인가

의아해 할 정도로 낮 최고 기온은 오늘도 역시 18도였다.
겨울 옷차림으로

생각없이 밖에 나갔다가 이마에서 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하루 이틀이 아니고 벌써 일주일째, 겨울은 완전히 사라진 것 같았다.

문득 어디선가 예쁜 봄의 전령사들이 빼꼼하게

얼굴을 내밀고 있을 것 같아서, 봄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이곳 저곳, 들길 ,숲길,산비탈길,공원길을 비롯하여
시골마을의 골목길 까지, 걷기운동삼아 다녀보았다.

해마다 1월 중순쯤에  매화 피는 곳에 가봤더니
아직은 꽃망울이 좁쌀 만큼의 크기 였음에 마음을 비웠다.

 

그리고는 걷기운동을 하려고 가끔씩 찾아가는 공원길을 걷고 있었는데

그곳 한켠에서 활짝 핀 매화가 눈에 띄였다.

너무 뜻밖이라서 누군가에게 매화소식을 전하고 싶었지만

겨울 공원길에는 아무도 없었기에 참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직은 동장군이 겨울 한복판에서 잠시 멈춰섰을뿐이건만
있는듯 없는듯, 수줍은 모습으로  피고 있는 매화가 어찌나 반가웠던지?
매화 찾아 나선 길이 헛탕이 아니었음에 갑자기 발걸음이 가벼워지는듯 했다.

띄엄 띄엄...

나무가지 사이로 활짝 핀 매화가 한송이씩 피고 있었는데
계절이 한겨울이었기에 매향은 없었다.

홍매화였다면

확실하게 눈에 띄었을텐데 약간은 아쉬움이 있었다.

 

늘 이른 봄이면 만나게 된 매화였지만
겨울 한복판에서 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왜 그렇게 기쁜 것인지

아무도 봐주지 않는 꽃을 내가 먼저 만났다는 것이 즐거움이 되었다.

 

나무 가지 사이로 수줍은듯한 모습의
매화 찾기는  신기했고 예쁘기만 했다.

한겨울에 꽃이 피었다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했다.

 

좁쌀만한 꽃망울이  수수알 만큼 부푼 것도 있었고
곧 팝콘 처럼  예쁘게 터져나올  것도 제법 보였다.

활짝 핀 매화 찾기...
이쪽 나무에서는 세개의 꽃송이가  반가웠다.

오후의 햇살이 자꾸만 역광을 만들어서

예쁜 꽃사진을 찍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제법 예쁜 매화였지만 

햇볕의 방해로 실패한 사진이었으나

일단 한겨울에 핀  매화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

 

부풀어 오르는 꽃망울은  이번 주말쯤에는

제법 많은 꽃을 피울 것 같았다.

 

 

목이 아플 만큼 나무꼭대기를 쳐다보니
하늘과 맞닿은 나무가지일수록 
하얀 팝콘 같은 꽃들이 제법 보였다.

다닥다닥   꽃망울은
설명절이 오기 전에 활짝 만개할 것 같았다.

이 나무 역시

이번 주말쯤에는 제법 활짝 꽃이 필 것으로 보여졌다.

 

들길에도
광대나물꽃이 봄의 전령사가 되어주었다.

날씨가 추울때는 모두 움츠려 들었던 것들이  며칠 사이에

기다렸다는 듯 꽃을 피운 것 같았다.

 

앙증맞을  만큼 예쁜 '광대나물' 꽃이다.

             개쑥갓

 

               별꽃

이름도 예쁜 '봄까치꽃'도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동백나무의  꽃망울도 새봄맞이 전령사가 된듯...
꽃이 피려고 붉은 빛이 감도는 것이 귀여웠다.

그동안 추위에 움츠려 들었던

애기동백꽃(겹동백)도 제법 화사해졌다.

초겨울에는 보기 힘들었던 토종동백꽂(홑동백)도

봄을 마중하는 것 처럼 예쁜 모습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이대로 봄이 오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직은 음력으로 섣달 한겨울인데....
이렇게 재미없게 겨울이 끝나갈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기만한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의 겨울은

 

아직도 하얀 눈 내림에 대한 기다림을 져버릴 수가 없어서인지
활짝 피고 있는 매화 앞에서도, 또 하얀 눈타령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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