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가을에 피는 예쁜꽃

nami2 2020. 9. 23. 22:24

 배초향꽃 색깔이 점점 짙어져가는 가을날이다.

 올가을에는 태풍이 거의 끝났는줄 알았으나 아직도 태풍의 잔재는 자꾸만 주변을 맴도는 것 같았다.

 일본 주변에서  어디로 갈까 망설이는 12호 태풍 '돌핀'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날씨는 10월 중순의 날씨처럼 춥고, 강한바람은 뭐라도 날려버릴 것만 같은 기세등등에

 또다시 텃밭을 망가뜨릴까 염려스러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텃밭주변을 하루종일 서성이다보니, 들판에 핀 꽃들이 제법 가을색을 띠고 있어서 보이는대로 사진을 찍어봤다.

 폭염에 시달리던 어정쩡한 꽃들이 가을이 되고보니 제법 예쁜모습이 되는듯 했다.  

 

  어느집 밭의 배초향꽃이다.

  횟집에서 매운탕에 꼭 들어가는 배초향(방아)잎 때문에, 이곳 해안가 사람들은

  제법 많은 배초향을 텃밭에 심는 것을 보았다.

  여름에는 유용하게 매운탕으로 들어가는 잎사귀 덕분에, 가을에는 진짜 예쁜 꽃을 볼수 있다.

  밭 전체에 심어둔 나무에 ,몽땅 꽃을 피우니까 그냥 혼자보기 아까웠다.

 

   지긋지긋할 만큼 번식력이 좋은 '돼지감자'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어쩌다가 텃밭에 뿌리가 내려지면, 뽑아내도 뽑아내도 강한 번식력으로 골머리를 앓게 되는데

   그래도 지긋지긋한 '돼지감자' 녀석이 피우는 꽃은 그런대로 봐줄만 했다.

 

 우리집에서 키우는 '애플쟈스민'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향기도 좋고, 꽃도 예쁜데 한가지 흠이 있다면, 꽃의 수명이 짧다는 것이다.

 향기를 내뿜어서 집안을 향긋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꽃이 머무는 시간은 24시간 정도뿐이다.

 

                      참취꽃

 

                  며느리밑씻개

 

 며느리 밑씻개와 '고마리'꽃은 꽃이 비슷하고, 잎도 비슷하다.

 다만 구분을 한다면

 며느리밑씻개는 줄기에 가시가 다닥다닥 달려있었고, 꽃이 활짝 피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마리꽃은 꽃이 활짝피면, 별꽃처럼 환상적으로 예쁘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예쁘게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접사로 찍으면 진짜 예쁜 꽃이다.

 

                          여뀌

 

   언덕이 높은 텃밭에 핀 '꽃무릇'이다.

   군락을 이뤄서 꽃무릇 붉은세상을 만든 풍경도 예쁘지만

   홀로 외롭게 텃밭 한켠에서 꽃을 피운,꽃무릇의 애잔한 풍경이 더 예쁜 것 같았다.

 

 들길에서 스치듯 지나치면서 눈여겨보지 않던 '오가피'가 꽃을 피운다는 것을 처음 알게되었다.

 어떤것이 꽃이고, 어떤것이 열매였던가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자세히 보니까 노랗게 꽃이 핀 모습을 볼수 있었다. 

 

   오가피꽃이 노랗게 피었다가 사그러질쯤이면, 파랗게 열매가 달리고

   어느 시일이 되면  파랬던 열매가 검은색으로 변한다는것을  알수 있었다.

   오가피 열매가 까만것인줄 알았지만, 노란꽃이 피고, 파란열매가 열리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왕고들빼기꽃

 

  추명국이 꽃이 피기 시작했으니, 본격적인 가을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어느집 꽃밭에 있는 '추명국'의 꽃봉오리가 모두 활짝 피게 되면, 달력은 10월 초순쯤  되어간다.

 

 억새가 피기 시작했다.

 태풍이 들판을 휩쓸고 지나가서  올해는 억새가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을 볼수 없을것이라 생각했는데

 강한바람을 몰고왔던 마이삭태풍도  들판의 자연을 훼손시키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다.

 

 가을 들판에 억새꽃이 피기 시작했다.

 벼는 누렇고, 억새는 하얗고, 잡초들은 사그러질것이고, 추위는 찾아오고

 이렇게해서 가을은 점점 더 깊어만 가지않을까 생각해본다.

 

 추석을 일주일 앞둔 들판이 완연한 가을이 되어서 ,하루가 다르게 누런색으로 색칠을 하고 있었다.

 다른곳은 몰라도 이곳, 들판의 논에는 해마다 벼를 심는 논이 줄어들고 있어서

 이제는 누런 풍경이 귀한 가을풍경이 되어가고 있다.

 농사를 짓는 어르신들이 너무 나이가 연로해져서

 논 농사를 포기하고 모두 밭으로 전환해서, 과수나무를 심어 놓는 논이 제법 늘어나고 있었다.
 그러는가 하면 어느 논에서는  농약을 쓰지않는,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는다고 하는데

 햅쌀이 나올시기에, 논 옆으로 지나치면, 벼메뚜기들이 어찌나 푸드덕 거리며 날아다니는지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다보니까, 해마다 늘어나는 것이 벼메뚜기인것 같았다.
 당장 논으로 들어가서 어린시절 처럼 메뚜기 잡고 싶다는 충동을 느껴지지만....
 그렇지 못한 세월에  몸은 늙어가고, 마음은 아직도 동심인것 같았으나 

 그냥 마음으로 메뚜기를 잡아보는 가을날이 서글퍼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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