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암자 주변의 여름꽃

nami2 2020. 9. 14. 23:02

 올해는 제대로 가본곳도 없으니, 제대로 여름옷도 챙겨입지 않은채, 어느새 여름이 가고 있다.

 이 모두가 코로나 때문이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제법 있었다.

 사회적인 거리두기, 기저질환 환자 외출자제.... 등등

 집과 들판 그리고 해안가와 텃밭을 반복적으로 다니다보니 특별하게 차려입고 외출할 일이 없어졌기에

 여름옷을 다시 챙겨서 옷장속으로 넣어야 할 때가 왔음에 뭔가 자꾸만 허전한 것 같았다.

 가을이 오는 것도 좋지만

 늘 환절기에는 감기 때문에 고생을 하는데, 올해도 초가을 감기는 어김없이 찾아왔다.

 병원 가는 것도 꺼려지기 때문에, 집에서 상비약으로 다스리면서  혹시 열이 나지 않는가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제발 열이 나지 않기를 기원하면서, 집에만 있으려니까 무기력증이 우울증을 만드는 것 같았다.

 그래서 코로나를 무시한채, 암자 주변의 숲길을 한바퀴 돌아보고 왔다.

 

  7월~9월에 핀다는 '노란 마타리'꽃이 암자 주변을 예쁘게 장식했다.

  여름꽃이라기보다는  가을꽃으로 잘 알려진 마타리꽃은, 10월에 산행을 하다보면 많이 만나는 꽃이다. 

 

 암자 주변에는 마타리꽃이 많은 이유는

 스님들께서 어린잎을 나물로 먹기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이미 사라졌어도 한참 전에 사라졌어야할 '흰백합'꽃이 숲길에서 홀로 피었다.

 지난해 묘관음사에서는 9월중순쯤에 빨간 꽃무릇꽃 무리속에서 흰백합을 본 기억이 있었기에

 흰백합꽃은 가을에도 존재함을 알수 있었다. 

 

                           꽃범의꼬리

 

                              갯패랭이

 

  이삭여뀌는 여뀌과의 여러해살이풀로서 전국 각지의 산골짜기 냇가나 숲가장자리 그늘에 피는데

  어린잎은 나물로 식용한다.

 

  여름이 중반으로 들어가면, 숲그늘에서 이삭여뀌를 찾게 된다.

  더운 여름날에 더위를 식히려고 계곡 근처에 가보면, 이삭여뀌가 눈에 띄는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무조건 집콕을 하다보니 이제서 만나보게 되었다.

 

 보타암에서 바라본 영취산 봉우리이다.

 날씨가 그다지 맑은 날이 아니어서 선명하지 못함이 아쉬웠다.

 다람쥐처럼 올라다니던 산이었기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여름꽃 '옥잠화'이다.

  향기는 백합향기와 비슷한데, 한낮에는 시들어 있는 꽃이기에 활짝 핀 모습을 제대로 볼수 없다.

 

              참취꽃

 

   매미소리가 시끄럽게 들리던 암자 주변이었는데, 어느새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고 있었다.

 

   돌확속의 핀 수련의 꽃 색깔이 매력적으로 보여졌다.

   마음이 우울할때는 꽃도 색깔도 예뻐 보일때가 있나보다.

 

   참으로 오랫만에 '뻐꾹나리'를 만났다.

   6년전에 의령 수도암 주변에서 만나본후, 한번도 본적이 없었거늘.....

 

 뻐꾹나리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남부지방, 산기슭 숲 가장자리 근처의 반그늘에서 자생한다.

 

   오래된 고목나무에서 자생하는 버섯 역시 독버섯일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야생화처럼, 야생버섯도 그냥 사진을 찍게된다.

 

 시원한 개울물소리가 어느새 차겁게 들리는 가을이다.

 사람 마음은 참으로 간사한 것 같다.

 언제는 덥다고 물속에 발 담그고 싶다고 했으면서....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벌써 물이 차거울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두번의 지독한 태풍으로 인해  숲길은 참으로 어수선했다.

 바람에 의해 억지로 떨어진  나뭇잎사귀들이 벌써 낙엽이 되어서 뒹굴고 있었다.

 더이상 광란의 태풍은 오지 않아야 하건만

 오래된 고목나무들이 꺾이고, 뿌리째 뽑히고, 좁다란 오솔길은 깊게 패이고....

 그래도, 매미소리 대신 메뚜기와 잠자리들이 날아다니는 가을 숲길은 시원해서 걸을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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