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이 어찌나 심하게 불었던지, 휴일이라는 핑계를 대고 정말 하루종일 방콕을 해봤다.
바다와 들판 사이에 산이 가로막혀 있기 때문에 더욱더 바람이 심했는지는 몰라도
바다에서 부는 바람과 산에서 부는 바람이 한꺼번에 불어닥치니까
이 봄날에 태풍이 찾아왔다는 착각을 할 정도로, 아파트가 송두리째 날아가는 것은 아닌가 착각을 했더니
마침,코로나의 외출자제 문자 메세지와 함께 동해남부 해안가에 강풍 주의 하라는 메세지가 날아들었다.
안전 문자가 어찌보면 정보를 전해주어서 좋은점도 있지만
코로나 때문에 확진자 동선 파악으로 하루종일 날아든다는것이, 큰 스트레스가 된다는것이 문제가 될때도 있었다.
엊그제 다녀온 송정해수욕장 주변에서 해운대 달맞이길을 거쳐서 청사포까지 가는 걷기코스에서
청사포로 내려가는 길이다.
해운대 달맞이길은 산이었고, 청사포는 바다이니까, 내려 가는 길도 만만치가 않았다.
그래도 벚꽃이 있어서 지치지 않고, 걸을만 했던 길이었다.
벚나무 수령이 50년은 넘었을 것 같은 거목의 벚나무에 꽃은 진짜 볼만했다.
달맞이길에는 이렇듯 수령이 오래된 벚나무들이 제법 많았다.
20여년전에 청사포 주변, 달맞이언덕에 살때는 청사포도 꽤 분위기 있는 작은 어촌마을이었는데
관광사업이라는 목적으로 그옛날의 청사포는 간곳이 없었다.
옛모습으로 추억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지금의 청사포는 한마디로 꽝인것 같았다.
늘어나는 것이 카페이고
동해남부선 폐철로의 한적한 분위기도 없어진채, 어수선한 공사현장이 시끄럽기만 했다.
예전에는 없었던 새로 생겨난 도로에 갓 조성된 벚나무에 벚꽃이 바다와 어우러지니까
그런대로 볼만했는데, 어수선한 건설회사의 공사현장이 눈에 거슬렸다.
그냥 보아도 예쁜 작은 어촌마을을 왜그렇게 뜯어 고치는 것인지?
.
온갖 건물들과 공사현장 때문에 달맞이언덕에서는 제대로 보여지지 않는 청사포의 예쁜 등대를
등대가 마주보이는 방파제 까지 찾아가서 사진을 찍어봤다.
예전에는 달맞이언덕에서 청사포의 등대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는것이 멋이었는데....
길을 걷다가 어느집 담장 너머로 예쁘게 피어 있는 '박태기'꽃을 찍었다.
금낭화
건물에 가려져서 어떻게 해봐도 청사포등대는 외눈박이가 된듯 했다.
분위기 좋고 경치 좋은 곳에는 어느곳이든이 카페가 들어앉는다는 것이 못마땅하다고 하면
욕을 먹을런지?
달맞이 언덕이나 청사포의 언덕에서도 ,바다와 등대는 한폭의 그림이었는데
가까이 찾아가서 등대 사진을 찍으면 한쌍의 등대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지만
먼곳에서는 외눈박이 등대라는 것이, 청사포를 한바퀴 돌면서 느낀점이다.
이곳, 청사포도 찾아올 곳이 못된다는 곳으로 종지부를 찍고 돌아섰다.
괴불나물
청사포에서 마을버스를 타지않고, 달맞이언덕으로 다시 올라가는 길에 만난 동백꽃이다.
다른 동백꽃보다는 뭔가 다른 느낌이었다.
꽃도 특이하고, 꽃색깔도 예쁘고, 오밀조밀 작은 동백꽃이 유난히 예뻐 보였다.
해풍탓인지?
볼수록 예뻐서 한참을 머뭇거렸다.
밋밋한 벚꽃길을 몇시간동안 걷다가, 복사꽃을 보니까 생전 처음 본 것처럼 예뻐 보였다.
20년전에 우리집 아저씨와 시도때도 없이 찾아가던 청사포의 횟집, 조개구이집
그리고 랜턴을 들고 물이빠진 포구에서 낙지잡이를 하던.... 그 옛날의 청사포는 흔적간 곳이 없었다.
참 예쁜 작은 어촌마을이라고 서울에서 내려오는 친구들과 가족들을 수없이 초대한 곳이었는데
세월이 변하니까 작은 어촌마을도 세월에 오염되고 있음을 실감했다.
청사포를 좋아했던 우리아저씨도 없는 세상인데....
그냥 추억속에 묻어버려야 할 곳이라고 생각하면서 달맞이언덕 까지 터덜거리며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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