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텃밭, 그리고 주변의 시골동네와 바닷가의 지인집만 오고간 시간들이 어느새 한달이 되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달 동안의 다람쥐 체바퀴 돌듯....
지겨울 때가 훨씬 지났다고 생각되었다.
어제는 큰 마음 먹고 집 근처 사찰에 갔더니, 앞 뒤로 모두 봉쇄된 것을 보고 충격아닌 충격을 받았다.
생각치도 않았던 모습에 너무 황당했다.
조용히 법당에 들어가서 부처님을 뵙고 나오고 싶었는데, 그것도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이 야속했다.
사람들이 모두들 지겨워 하는 표정들이 보이는듯 했다.
아파트에서 내려다본 주변의 풍경은, 하얀 눈이 내린듯 벚꽃은 만발한데
울산시청에서 벚꽃 명소에 방문 자제 해달라는 문자가 날아왔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날의 풍경이 완전 구겨진 휴지조각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마음도 몸도 답답하다는 생각에 작은 배낭을 둘러메고, 1시간만 걷다가 오겠다고 나선, 일광산 둘레길을
발바닥이 화끈 거릴만큼 걷고 왔다.
일광산 테마임도 입구
잘 꾸며놓은 산책로가 일광산 둘레길의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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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연정 앞의 수선화
돌샘 체육공원 앞의 자두나무꽃
진달래는 만발했지만, 가까이서 찍을 수 없는 곳에 진달래는 피어 있었다.
높은 언덕이나 가시덤불속을 지나서 저멀리에 피어 있는 꽃들은
카메라로 줌인 하지 않으면, 도저히 사진을 찍을수 없는 곳에 피어 있다는 것이 얄미웠다.
생강나무꽃
절대로 가까이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을 만큼 먼곳에 있는 꽃들을
카메라를 땡겨서 찍을뿐이라는 것이 아쉬웠다.
일광산 바람재 쉼터
일광산 테마임도 시작점에서 이곳 까지 1시간 정도 걸었다.
일광산을 오르려면, 이곳에서 부터는 급경사 길을 700m 올라가야 한다.
1시간을 걸었지만, 산 정상이 유혹을 하기에 물 한잔 마시고 잠시 쉬었다가
정상을 올라갈 준비를 했다.
산 중턱에서 만난 조팝꽃은 시골동네에서 보았던 조팝꽃과는 느낌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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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산 정상에 올랐다가 하산 할때는, 백두사 쪽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기장 일광산 테마임도는 기장군 기장읍 만화리에서 부터 시작되는데
일광산 둘레길의 중간지점 쯤 되는곳의 바람재에서 일광산 정상을 올랐다가
기장군 기장읍 교리쪽으로 내려오다보니, 꽤 많은 시간을 산길에서 소비한 것 같았다.
급경사길도 있었고, 임도라고 하는 아스팔트도 걸었고, 가시덤불 같은 숲길도 ,걸었고
진달래가 만발한 호젓한 산길도 걷다보니, 몸은 피곤했어도 마음은 새털 처럼 가벼운 것 같았다.
이렇게 저렇게 백수 아닌 백수가 된 사람들이 너무 많다보니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이 모두가 코로나가 가져다준
어쩔수 없는 상황들 앞에서 묵묵하게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긴 행렬속에 나역시 동참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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