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유채꽃이 피는 해안가에서

nami2 2020. 4. 4. 23:45

      시간이 너무 많다는 것이 요즘 세상살이다.

      한달째 백수가 되다보니 시간은 너무 많고, 갈볼만한 곳도 모두 발이 묶여서 마땅히 갈곳도 제한되고....

      어떻게 하루를 보내야 할 것인지

      해답이 나오지 않는 일상생활에서 혼자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려니 그또한 마땅치 않았다. 

      하루에 3~4시간은 그나마 걷기운동이라는 과제가 주어지니까, 어디로 갈것인가를 고민하면 된다.

      눈만 뜨면 나가는 들판에서의 유채꽃은 매일 보아도 지겹지는 않지만

      그래도 바다가 보이는 곳에 핀 노란 유채꽃이 보고 싶어서 오늘의 행선지는 바다로 선택했다.

      몇년째 겨울에 볼 수 없었던 하얀눈이, 꽃눈이 되어서 눈발 날리듯 하얗게  흩날리는  4월의 첫째주 주말에

      해안가에 핀 노란 유채꽃을 보기위해  배낭에 물한통과 쵸코파이 한개를 넣고 길을 떠났다.

                우리집 텃밭에도 노란 유채꽃은  지천으로 피어 있었지만

                그래도 들판보다는

                해안가의 유채꽃에서 느껴지는 감성은, 바다라는 것이 큰 점수를 주는 것 같았다.

                 그냥 생각없이 서서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속에 응어리가 풀어지는 듯 했다.

                                 기장 연화리의 삼색 등대

                   .

                     멀리 기장 대변항이 보인다.

               동백꽃이 피어 있는 해안가 에는

               텐트가 50동이 설치되어 있었다.

               텐트 옆으로 지나오면서 살짝 보았더니, 코로나19 때문에 피난을 나온 사람들인듯

               텐트 속에는 한 살림이 차려져 있었다.

               답답한 도심속에서 갇혀 지내는 것 보다는, 탁 트인 바닷가에서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는지

               아이들과 어른들은 모두 바닷가 바위에서 놀고 있었지만 부럽지는 않았다.

               아무리 봄날이라고 해도, 오후시간에는 바람이 차거워진다는것을 모를리 없는 사람들인데

               코로나 보다는 약간 추운것이 더 괜찮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등대풀

              등대풀은

              한방과 민간에서 풀 전체를 '택질'이라하고, 통변, 이뇨, 발한,풍열, 부종, 당뇨.임질

              치통, 선혈,통경, 건성 등에 약재로 사용하며

              중부 경기도 이남지방과 바닷가 양지 언덕에서 자생한다.

              유독성 식물이기에 약용으로만 사용한다고 했다.

                   해안가 밭에 상추가 먹음직스럽게 자라고 있었다.

                   누군가의 부지런한 손길이 채소들을 잘 키워 놓은 것 같았다. 

                한쪽에서는 유채꽃이 피어 있었고

                또다른 한켠에는 배추꽃이 노란 꽃을 피웠다.

                눈으로 보는 꽃은 예뻐서 밭주인에게 고마워야 했고

                밭농사를 짓는 사람은 씨를 받기위해서 일부러 꽃을 피게 만들었다는 것이.....

                단점보다는 장점으로  사람과 꽃이 서로에게 감사함을 느끼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나왔다.

                                       앵두꽃

               해안가, 어느집 담모퉁이에 앵두꽃이 화사하게 피어 있었다.

               요즘에는 앵두꽃도 여러종류인데

               이곳에 있는 앵두는 토종앵두처럼 보였다.

               어린시절 장독대 주변에 빨간앵두가 다닥다닥 달리던 모습이 눈에 선한듯...

               그때 보았던 앵두꽃이 해안가 마을의 콘크리트 담장 옆에 아주 보기 좋게 피어 있었다.

               입안에 한입 가득 앵두를 따서 넣고, 오물거리면

               시큼달큼한 빨간 앵두살은 뱃속으로 들어가고, 입안에는 앵두씨만 수북하게 남는다.

               그래도 그 시절에는 참 맛있는 앵두였음을.....기억 저편까지 가져가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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