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새롭게 시작되는 텃밭

nami2 2020. 4. 7. 23:58

        3월이 시작되기전에 새로운 밭을 임대해서 땅파는 것 부터 시작했었다.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는 단 한치 앞도 모르는 것이 당연한것인지는 몰라도

        공교롭게도 텃밭을 새롭게 하는 시기와 

        코로나19'의 31번째 확진자 가 세상을 뒤집어 놓는 시기와 같다고 하는 것이 그냥 아이러니 했다.

        그날 이후로는 마스크를 꼭 써야 했으며, 외출자제를 강요 당했고, 백수가 되는 길에 동참을 해야 했으며

        기저질환이 가져다주는 공포 때문에 긴장을 해야 하는 일상이 되었다.

        결국 꼼짝없이 들판에서 땅을 파고, 거름을 하고, 씨를 뿌리고, 텃밭에서 소일거리를 찾아야 하는 답답한 세월은

        어느새 한달을 넘겨서 4월이 되었다.

        씨를 뿌려놓고  답답함을 달래기위해 매일같이 텃밭으로 나가 땅을 들여다 보았지만

        땅속에서 전해지는 새 생명이 움트는 것은  스무날이 지난 후에, 가믐에 단비 처럼 기쁨으로 다가왔다.       

                  황무지 같은 텃밭 한켠에서, 초겨울에 뽑다가 남겨진 무우에서 꽃이 피었다.

                  봄동, 유채, 배추의 꽃은 모두 노란색인데

                  유일하게 무우꽃은 수채화 같은 예쁜 보라빛 색깔이 되어서 텃밭 지킴이가 되었다.

                                          무우꽃

                3월초에 모종 했던 상추가 한달 동안  요만큼 자랐다.

                3월의 날씨는 은근히 추웠기 때문이라고,변명하고 싶었다.

                그래도 4월이 되면서 점점 윤기나는 상추가 되는듯 했다.

                3월3일에 씨를 뿌린 완두콩이 손가락 한마디 만큼 자랐다.

                황무지를 개척하는 것 같은  마음으로 땅을 뒤엎고, 흙을 부스고. 거름을 하고 씨를 뿌렸는데

                신기하다고 할 만큼, 뿌린 씨는 하나도 낙오되지 않은채,땅위로 몽땅 올라왔다.

                    텃밭이 하도 쓸쓸해보여서  땅을 파다가 눈에 띄는, 냉이 한뿌리를 뽑아내지 않았더니

                    혼자 사는 세상 처럼 꽃을 많이도 피우고 있었다.

                    냉이 씨가 땅으로 떨어져서 먹음직스런 냉이가 되길 바래보는데...

                    잘될런지 그것은 미지수이다.

                예전의 밭에서 돌나물을 옮겨 심었더니, 한달동안 이만큼 자랐다.

                언제쯤 돌나물을 제대로 뜯어먹게 될런지

                      옮겨심은 쑥부쟁이 나물이다.

                      식물도 옮겨 심으면 몸살을 한다는데, 몸살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몰라도

                      비실거리지 않고 잘자라주어서 고마웠다. 

           3월 중순까지 새싹이 보이지 않던 '취나물'이 눈꼽만하게 싹이 올라오길래

           비가 내리는 날에 예전의 밭에서 무작정 옮겨 심었다.

           염려스러워서 매일같이 눈도장을 찍어줬더니, 취나물은 하루가 다르게 잘자라고 있었다.

              부지깽이(을릉도 취나물)이다.

              새밭으로 가장 먼저 옮겨심었는데

              생명력이 강해서인지,너무 잘 자라주어서  벌써  한번 뜯어다가 나물을 해먹었다.

              참나물이다

              옮겨심은 나물들 중에서 가장 성장속도가 늦은 나물이다.

              재래시장에 가져나오는 나물들을 너무 비싸게 팔아서, 사먹지 않으려고 일부러 심다보니

              우리집 텃밭에는 나물들이 꽤 많았다.

                 방풍도 옮겨 심었는데, 몸살을 약간 하느라고, 한달 동안  그리 많이 자라지 못했다.

                 지난 봄에 모종을 사다가 심었지만, 아직 제대로 뜯어보지 못했다.

                3월3일에 씨를 뿌린 '쑥갓'이 이렇게 예쁘게  모습을 드러냈다.

                비가 한번 시원하게 내려주면 좋을텐데, 봄가믐이 되려는지

                벌써부터 비를 기다리는 마음 간절하다.

               야생 달래를 먹어보고나서 꽤 맛있다는 것을 알고부터는, 소중하게 키우는 달래이다.

               생각보다 훨씬 번식력이 강해서 제대로 잘 키워 보고싶은 마음이다.

                 텃밭을 처음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옮겨 심은 것이 '머위'이다.

                 머위는 쌉싸름하면서도 특유의 냄새 때문에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데

                 몸에 좋다고 하니까 어쩔수없이 먹어야 하는 채소이다.

                 그나마 가장 잘먹는 것이  살짝 데친 머위잎을 양념장 넣고, 밥을 싸먹는 것이다.

                 머위뿌리를 얻어다가  심어 놨더니 몸살도 하지 않은채 잘 자라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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