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동해남부 해안가 '월전마을'

nami2 2020. 3. 21. 23:41

        텃밭의 농사준비에 매일 같이 들판에서 하루을 보내는 것도  버거워 하며, 몸살을 몸에 달고 살면서

        지인 집의 텃밭 걱정 까지 하느냐고 누군가 핀잔을 줘도 할말은 없겠지만

        나보다 훨씬 더 농사 초보자라고 하는, 지인의 텃밭을 도와주러 집 근처에 있는 어촌마을로 갔다.

        마을버스 타는 것도 마음 편한 것이 아니기에 , 그냥 40분을 걸어가서 마을 언덕위에 올라서니

        탁 트이는 바다를  오랫만에 보는 사람 처럼, 마음속의  알지 못하는 스트레스가 쑥 빠져나오는 듯 했다.

        열흘전에도 해안가를 한바퀴 돌았건만, 알게 모르게 가슴이 답답했었나보다.

        코로나19가  가져다주는 스트레스가 점점 바위 처럼  무거워진다는 것을 느낌으로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도 청정지역이라고 하는 곳에서 느껴지는 것이 이러한데

        도심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커져만 가는 마음속의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의 가슴 속은

        아마도 숯덩이 처럼  새까맣게 되어 있지 않을까를 생각 해보았다.

        오늘 아파트 후문앞의 벚꽃나무가  일등으로 꽃이 피었다.

        일주일 정도 되면, 이곳의 거리는 벚꽃세상이 될 것 같다는 소식을 모든이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탁트인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월전마을의 언덕에서의 풍경은 언제 보아도 예쁘다.

                  자목련과 백목련의 관계가 아리송하다.

                  자목련은 서있고, 백목련은 누워 있다.

                 월전마을에서 풍겨오는 냄새는  온통 미역냄새뿐이다.

                 월전마을의 봄냄새는 꽃향기가 아닌 비릿한 미역냄새이다.

               왼쪽은 젖은 미역, 오른쪽은 말린 미역

               지날때마다 보아도 풍경을 외면하지 못하는  것은 ,이곳 월전마을이 아니면 볼 수 없기 때문이다.

                     .

                마을 어귀에서  지인 집으로 가는 길은  해안가를 10분 정도 걸어가야 된다.

                여행객은 발길이 끊기고, 요즘은 해안가를 트래킹 하는 사람들이 제법 눈에 띈다.

                배낭을 메고, 혼자 걷는 사람들이 자꾸만 많아지는 이유는....

                모두가 그 몹쓸놈의 코로나 때문이 아닐까

               지인의 여동생의 시어머니가 올해 97세이다.

               그 어르신이 15살에 시집오셔서 평생을 살고 계시는 ,어촌마을의 전형적인 주택이다.

               이 집 역시 마당 끝이 바다이다.

               파도 때문에 이렇게 돌담을  성곽처럼 쌓아 놓은 것 같다.

                지난번에 이 집 앞을 지나가면서 사진을 찍었는데

                대문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으니까 돌담만 보이고, 지붕은 보이지 않았기에

                이번에는 조금 멀리서  사진을 찍어놓고보니  진짜 예쁜 집이 사진속에 남겨졌다.

                봄날에 가장 찍고 싶었던  풍경인데,

                돌담 옆의 꽃 과 대문에 그려진 꽃그림이 너무 잘 어울리는 멋진 사진이 되었다.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광산 정상에서  (0) 2020.03.26
일광산 둘레길  (0) 2020.03.26
봄날의 해안가를 한바퀴....  (0) 2020.03.03
해안가 마을의 봄냄새  (0) 2020.03.01
진짜 심심한 날에  (0) 2020.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