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는 뻐꾸기 울음소리로 잠이깨고, 늦은 밤에는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으며 잠을 자게 되는 계절이다.
낮에는 한여름 처럼 날씨가 뜨거워서 초여름이라는 것과는 어울리지는 않지만
한밤중에 들려오는 개구리 울음소리 덕분에 그래도 초여름의 분위기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엊그제만해도 봄날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한낮에는 너무 더워서 아침 저녁에만, 텃밭에서 일을 해야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시작되는 가뭄과 더위와 씨름을 해야 할 생각을 하니
지금 예쁘게 자라고 있는 텃밭채소들의 수난도 곧 시작될것 같은 생각에 기분이 썩 좋지는 않는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모두들 예쁘게 자라고 있어서 고마운 마음뿐이다.
일주일 동안 집을 비웠더니 상추가 너무 자라서,매일 같이 뜯어 먹어도, 뜯은 흔적이 없다.
나보고 어쩌라고....
상추 먹는 입과 뱃속이 지쳐가고 있다.
이곳저곳 나눔을 해도 여전히 상추가 나를 이기고 있다.
모두 뜯어봤자 한소쿠리밖에 되지 않는 '쑥갓'의 분량이 나와 딱 맞는 것 같았다.
너무 많이 심는 것보다는 구색 갖출 만큼이 적당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치커리는 매일 아침 녹즙짜는 것에 일조를 해준다.
쌈으로 먹는 것보다는, 나물로 먹는 것보다는, 녹즙으로 마시니까 괜찮은 것 같았다.
아욱을 예쁘게 키워서, 절반은 아욱국을 끓여 먹었다.
나머지 절반은 더 키워보고 싶어서 남겨놓았다.
2000원에 세포기 당귀 모종을 심었더니 예쁘게 자라고 있다.
당귀 냄새가 싫어서 심지 않으려고 했더니
여동생이 당귀잎으로 쌈을 먹고 싶다고 해서 쌈채소 택배할때 서울로 갈 예정이다.
맛있는 '가지'라고 해서 1포기에 1000원씩 주고 사왔다.
가지 반찬은 싫어하지만, 이곳저곳 선물용으로 보내려고 키우고 있다.
앙증맞게 귀여운 모습의 토마토가 모습을 보였다.
짭짤이 토마토라고 했다.
내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유일한 먹거리는 우리집 텃밭에서 오이와 토마토이다.
오이도 아주 조그만한 모습으로 주렁주렁 매달리기 시작했다.
가시오이, 조선오이, 노각오이.....
치커리와 케일과 민들레로 매일 아침 녹즙을 짜서 마신다.
그런데 케일은 벌레가 함께 먹자고 해서 나눠먹고 있다.
양파가 수확기에 들어섰다.
어느날 아침에 밭에 가보니 양파가 모두 쓰러져 있었다.
깜짝 놀랬는데....
양파는 수확기에 들어서면, 모두 쓰러져서 잎이 노랗게 마를때 까지 그대로 둔다고 한다.
옥수수도 제법 자라고 있고, 땡초도 잘 자라고 있다.
땡초 20포기와 아삭이 6개, 꽈리고추 6개인데, 아삭이는 1개가 돌아가셨다.
여주 씨를 심으면서 ,나오지 않을 씨 까지 염두에 두고 심었더니
한녀석도 낙오없이 모두 싹이 나왔다.
그래서 30포기가 되었는데, 누구는 뽑아내고, 누구는 키울 수 없어서 그냥 모두 키우기로 했다.
난생처음 밭에서 달래를 캐어보고 싶어서 달래를 심었다.
이웃 밭에 지인이 한웅큼 주길래 심었더니 꽃이 피기 시작했다.
달래는 번식이 좋아서 내년에는 두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우리집 텃밭 세군데에 상추를 심었다.
이곳은 작년 11월에 심은 상추인데, 내가 먹어봐도 맛이 있었다.
그런데....
그 넓은 주말농장의 밭 중에서 유일하게,고라니가 이곳의 상추만 뜯어먹는다.
고라니 녀석이 선택한 상추는 원래 맛있는 상추라고 한다.
그래서 뺏기기 싫어서 망을 씌워 놓았다.
깻잎을 모종사서 심었더니 제법 자랐다.
귀한 깻잎인데 고라니 녀석의 피해는 없다.
부추도 먹음직스럽게 자라고, 더부살이 하는 부지깽이 나물도 제법 윤기 흐르게 자란다.
혼자서는 충분히 맛을 볼 수 있는 나물이다.
늙은 호박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풋호박을 심었다.
동글동글한 풋호박은 여러모로 쓰임새가 있어서 심었더니, 제법 자라고 있다.
곧 호박꽃이 피게 되면, 열흘 정도이면 풋호박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새우젓 넣고 만드는 애호박찌개는 여름날의 훌륭한 반찬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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