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그리 서러웠던지, 아침부터 비가 내려서 마음속 까지 슬픈 비를 내리게 했던 지난해 4월 중순!!
한줌의 재가 되어, 그 숲속에서 작별식을 하던날에도 부슬부슬 비가 내리더니
그 후 1년이 되는 날에도 비가 내려서 마음을 또 슬프게 했다.
비가 뜸하게 내렸던 4월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어찌 그럴수가 있을까
서러워서 통곡을 하고 싶었지만, 작별식을 하던 날에도 그랬고
1년이 되는 날에도 하늘에서 내리는 슬픈 비 때문에 ,나의 눈물은 고스란히 저장을 해놓을수밖에 없었다.
비가 그친 다음날에 그 숲속으로 인사를 하러갔다.
다니는 절에 하얀 영가등을 달아놓고 , 산책삼아 숲길을 걷는 기분은 착잡했지만
이곳 저곳 암자마다 나부끼는 형형색색의 연등행렬에, 부처님 오신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주러 갔었다.
한낮이지만, 가끔씩 들려오는 산꿩소리만 귓가에 맴돌뿐
겁이 날 만큼, 호젓한 산길을 그냥 걸었다.
숲길이 끝나는 길 쯤에, 그 사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어느새 홀로 피었다가 속절없이 꽃잎을 떨구어낸 '연달래' 꽃잎이 긴장을 풀어주었다.
숲길을 걸으면서 가장 눈에 많이 띈 것은 병꽃이었다.
붉은병꽃도 있었고, 삼색병꽃도 제법 보였지만, 삼색병꽃은 거의 꽃잎이 퇴색되어 가고 있었다.
붉은 병꽃
삼색병꽃
조금만 일찍 갔었더라면, 예쁜 삼색병꽃을 보았을텐데....
꽃들이 거의 퇴색 되어가는 모습이 아까웠다.
세잎양지꽃
작별식을 했던, 그 숲속의 그 나무 밑에는 예쁜 야생화가 피고 있었다.
비 내리는 날에 흩뿌렸던 한줌의 재가, 흩어진 장소에서 피는 꽃들이라서 그런지
꽃 한송이 풀 한포기도 참으로 애절하게 보였다.
1년전 그날에도 노란꽃은 피었을텐데, 그때는 정신이 저멀리 도망갔었기에 눈여겨 보지 못했던 것 같았다.
세잎양지꽃은 장미과의 4~5월에 꽃이 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식물체에는 거의 털이 없고, 줄기는 가늘며 연약하고, 곧게 또는 비스듬히 자라는데
제주도와 중부 이남지방, 산과들, 숲 가장자리 반그늘에서 자생한다.
콩제비꽃
이곳에는 제비꽃도 특이한 녀석이 피었다.
야생화를 좋아했던 우리집 아저씨 곁에서 친구가 되어준 꽃이라서 그런지, 더 예뻐 보였다.
지난해 늦가을에 찾아 갔을때 빨간 열매가 보였는데, 그 열매가 하얀꽃의 열매였음을 이제 알게 되었다.
덜꿩나무꽃
비가 내리던 1년전 그날에도 숲속에서 하얀꽃을 보았지만, 그꽃을 제대로 볼 정신은 없었다.
다만 꽃을 좋아했던 사람이 편히 쉬고 있는 곳에, 좀 더 많은 꽃이 피어주기를 바랬었다.
하얀 덜꿩나무꽃이 제법 많았다.
곧 작살나무꽃도 필 것이고, 찔레꽃도 피고, 아카시아꽃도 필 것 같다.
이제는 야생꽃나무와 산새들의 친구가 되어서 좀 더 편안한 안식을 하기를 진심으로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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