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의 채소들이나 집안에서 키우는 식물들도 자주 들여다보면서 아는체를 했더니
요즘 처럼 숨이 막힐 만큼 무더운 여름철인데도 싱싱하게 잘 자라주는 것이 기특했다.
우리집 아저씨 떠나보내고, 마음을 잡지 못한채 모든 것이 귀찮아져서
모두 밖으로 내다버리려고 했던 우리집 식물들이, 요즘은 계속해서 예쁜짓을 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라도 나와 함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는지, 하루가 다르게 윤기가 흐르는 모습들에서
삶의 강인함을 볼 수 있었다.
어째튼 인연을 맺었으니까 함께 살아보자고, 시간이 날때마다 들여다봐주고 있다.
애플쟈스민의 향기가 더위도 식혀주는듯 했다.
러브체인
박주가리과의 '러브체인'은 잠바브웨, 나타루(브라질)이 원산지라고 한다.
우리집에서 8년 동안 잘살고 있다.
러브체인이 꽃을 피웠다.
러브체인의 잎이 심장 모양으로 생긴것이 특이하다고 했는데
꽃 모양도 이색적이다.
4월에 큰 슬픔을 겪으면서,모든 것이 귀찮아서 그냥 내다버리려고 하다가 , 분갈이를 다시 했다.
볼품없이 키만 컸던 것을 모두 잘라내고 정리를 하는 과정에서 살지 않아도 좋다고 중얼거렸더니
뿌리를 내리고 잎이 나왔다.
살겠다는 의지를 보인것만도 미안한데, 꽃피는 것 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다만 내 옆에서 한가족이 되어 예쁘게 살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긴기아난
게발선인장
지난해 까지만해도 비실거렸는데, 올해는 열심히 살아주었다.
생각없이 매일 화초만 들여다 보았더니, 내 마음을 아는지
모두들 잘자라는 것 같았다.
제라늄
.
4월 이후 부터는 집안에서 키우는 화초에게 손길이 자주가니까 보기좋게 잘 크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예뻐지는 모습이다.
관음죽
우리집 아저씨가 가장 아끼던 식물이다.
15년을 함께 살았으니 당당하게 우리집 반려식물이다.
누렇게 잎이 탈색되어도 함부로 잘라내지도 못하게 하던 식물인데
우리집 아저씨 떠나면서 함께 하늘로 떠날줄 알았는데, 꽃 까지 피우면서 잘 크고 있다.
지난해에도 관음죽 꽃이 피었지만, 병원에 있는 동안에 꽃이 피었기 때문에
꽃을 못보았다고 엄청 서운해 했던 우리집 아저씨의 모습이 생각난다.
올해는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채 먼 여행을 떠났기 때문에 또 꽃을 볼 수 없었다는 것이 아쉬웠다.
우리집 아저씨가 떠난후 ,얼마쯤 있다가 꽃봉오리가 보이더니, 꽃이 제대로 피는데는 거의 두달이 걸렸다.
관음죽은 웬만해서는 꽃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까다로운 녀석인데
지난해와 올해 연거퍼 계속해서 꽃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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