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거리마다 하얗게 꽃눈이 날리고 있는 봄날이다.
짧은 봄날에 잠시 왔다가버린 아쉬운 꽃들이 꿈결에 다녀간듯....
4월이 시작되면서 약속이나 한것 처럼, 꽃들이 사라져가는 것을 바라보니 허무하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러한 봄날에 ,정확하게 3월2일 부터 우리집은 빈집이 되었다.
언제까지 빈집이 되려는지는 예측을 할 수 없지만, 봄날이 지나도록 집안에서 사람소리는 들을 수 없을텐데,
며칠에 한번 잠시 머물다가 가면서 눈인사도 제대로 못하건만
우리집 3개의 화분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군자란이 쓸쓸한 집안을 화사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집에 다녀갈때마다 허전함을 메꿔주는듯 , 참으로 고마운 녀석들이지만
군자란 꽃들도 우리집에 머무는 시간은 한계가 있다.
아무도 없는 빈집에서 쓸쓸하게 꽃을 피우는 군자란을 집에 다니러 올때마다 사진을 찍어 보았다.
어쩌다가 물을 줄때만 아는척을 하게 되는 우리집 군자란이다.
사람의 손길이 없는데도 , 창문을 열어서 환기를 시켜주지 않는데도, 꽃은 여전히 피우고 있었다.
3월 20일 아침에 찍은 사진이다.
그날 오후 119로 우리집환자는 응급실로 이송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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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6일, 잠시 집에 왔을때 제법 붉은 꽃물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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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9일 베란다 한켠에서 빈집을 지키면서
4월1일, 세개의 화분 중에서 두번째 화분
4월1일 화사하게 제법 꽃이 피었다. 첫번째 화분
4월1일 세번째 화분
4월7일 오늘, 첫번째 화분의 화사함은 절정이다.
두번째 화분도 제법 예뻤다.
봐주는 사람 없이 혼자 꽃을 피우는 군자란의 세번째 화분은 애정결핍이 된 것 같다.
그래도 어쩔수 없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것이라고 한마디 해주고 싶었다.
군자란의 꽃봉오리가 올라오기 시작했던 2월말쯤,
군자란의 봄소식을 무척 좋아했었는데, 꽃이 활짝 피기 까지 우리집 환자는 집으로 돌아올 수 없고
활짝 핀꽃도 사진으로만 봐야 하는 서글픈 신세가 되었다.
그래도 아무도 없는 빈집에 다니러 올때 마다 제법 시선이 갔던 녀석들인데
언젠가는 모두 꽃송이가 바닥에 떨어져 있을 것을 생각하니 할말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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