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환자의 보호자겸 간병인 자격으로 ,입원하러 가는 환자를 따라서 병원에 갔다가
11일 동안 있으면서 지독한 감기몸살을 앓았다.
그동안 입 ,퇴원이 반복되는 동안에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된것인지, 이유는 알 수 없었으나
환자를 돌본다고 무리를 한탓에 중병환자가 된듯 입맛 까지 잃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병원에서 가장 먹고 싶었던 것이 '시래기 된장국에 간고등어 구이'였기에
시래기된장국을 끓이다가 혹시 텃밭에 봐두었던 냉이 생각이나서 텃밭으로 나가보았다.
시래기된장국에 냉이를 넣어서 끓이면 더 맛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강추위가 계속된 것도 잠시 잊고 텃밭에 가보았더니, 얼마나 강한 녀석들인지 냉이는 모두 살아 있었다.
겨울 냉이는 뿌리가 중요한 것이라고 해서 호미로 정성을 들여서 캤다.
산삼을 캐는 사람처럼....
추운 겨울의 냉이는 너무 소중한 것이라서 누런잎도 다 먹어야 한다고 하기에
떡잎이 있거나 말거나 대충 손질하고 흙을 털어내기 위해 열심히 씻었다.
시래기된장국에 냉이 한웅큼 넣어서 끓이고, 냉이무침을 만들었다.
산삼 캐듯, 소중하게 캤더니 냉이에서 산삼 냄새가 나는듯 했다.
된장과 고추장을 넣고, 다진마늘과 다진파를 넣은 후
들기름으로 무쳤더니 맛이 있었다.
지독한 몸살로 달아난 입맛이 돌아올 것 같은 느낌이다.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었던 텃밭에도 날씨가 풀리니까 뭔가 자꾸 눈에 띄었다.
얼었던 배추가 녹으면서 먹음직스런 배추잎이 유혹을 했다.
명절에 쓰일 시금치도 힘들게 뜯었다.
얼마나 날씨가 추웠는지, 겨우 한접시 정도의 나물을 만들어 보라고
힘들게 살아 있었던 것 같다.
차례상에 올릴 삼색나물중에서 시금치는 텃밭에서 귀하게 뜯은 겨울 나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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