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한참 시작되었는데, 정말 하루 하루가 너무 바빠서 텃밭에 갈 여유가 없는 일상이
왜그렇게 화가 나는 것인지?
겨울의 잔재가 아직도 남아 있는 우리집 텃밭에, 올해는 제대로 농사를 지을 수 있을런지는 모르나
잠시 병원에서 우리집 환자로 부터 탈출을 해서 텃밭에 가보았더니
휴일이라고 텃밭을 정비하는 주말농장 사람들이 정말 부럽기도 해서 팔자탓을 하니 한숨이 나왔다.
예쁘게 올라오는 야채들을 바라보면서 뜯을 시간이 없어서 그냥 돌아서야 하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했다.
4월 15일쯤에는 온갖 모종들을 심어야 하는데, 우리집 환자의 병원생활은 끝이 없는 것 같다.
다음 주 쯤이면 집으로 돌아올줄 알았는데, 또 산넘어에 큰 산이 가로막혔다.
숨이 막히고 가슴이 답답해서 집에 다니러 왔다가 텃밭만 바라보다가 발길을 돌려야 했다.
4월이 시작되면서 밭은 엉망인데, 텃밭을 지키고 있는 제비꽃이다.
예쁘게 올라오는 유채를 방치해놨더니, 벌써 부터 벌레가 붙은 것인지 얼망이었다.
유채밭을 지키고 있는 것도 역시 제비꽃이다.
초벌부추를 뜯어 먹어야 하는데, 뜯을 시간이 없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추운겨울을 이기고 올라오는 초벌부추는 약이라는데....
참나물은 계속 자라고 있건만....
쪽파 김치를 담그면 맛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놔둬야 한다는 것에
괜한 팔자타령에 가슴만 답답하다.
누구라도 와서 텃밭의 채소라도 뜯어먹었으면 하건만, 주변의 사람들은 뜯어서 가져다 주어야할 만큼
모두가 바쁜사람들뿐이다.
가장 여유롭게 봄을 맞이한 것은 양파이다.
5월말 까지는 그냥 가끔 풀만 뽑아주면 되기 때문이다.
완두콩이 싹을 틔웠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듬성 듬성이다.
그나마 싹이 나왔다는 것이 고맙다.
쑥부쟁이가 먹음직스럽게 자랐다.
병원생활하면서 쑥부쟁이 나물이 먹고싶어서, 잠시 텃밭에 갔다가 쑥부쟁이 나물만 뜯었다.
블로그 친구 '소담님' 때문에 텃밭 한켠에 심었던 쑥부쟁이나물이다.
그분의 글속에 나오는 쑥부쟁이나물이 너무 맛있는 것 같아서 심었는데
나물을 뜯어서 '국간장과 들기름 그리고 마늘,깨소금, '마지막에 참기름으로 무쳤더니
정말 맛있었다.
먹을 것 없는 병원 반찬 제껴놓고, 쑥부쟁이 나물 잔뜩 무쳐서 병원에 가져가려고 한다.
뜯어 먹으면 또 자랄 것이라는 것에 잔뜩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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