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이틀동안 비가 내려서 겨울 가믐이 해소된듯 하여 텃밭에 나가보았다.
남부 지방의 텃밭은 날씨가 웬만해지면, 겨울에도 채소를 뜯을 수 있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가보았더니
다른해 보다는 많이 추웠다는 것을 실감나게 했는데
그나마,사람보다 먼저 채소를 찾으러 산에서 내려온 녀석들이 왔다간 흔적들이 이곳 저곳에서 발견 되었다.
겨울채소들은 얼었다, 녹았다 를 반복하면서, 맛은 달착지근해지고, 점점 보약이 되어간다는 말이 있었기에
산에 있는 녀석들도 보약을 찾으러 주변 들판을 엄청 쏘다닌듯, 듬성 듬성 발자국들이 텃밭을 엉망으로 해놨다.
얼어 있었던 '방풍나물'이 포근해진 날씨에 얼음이 녹은듯 , 싱싱한 모습이었다.
이른 봄에 가장 먼저 뜯을 수 있다던 '쑥부쟁이' 새순이 보이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쑥부쟁이를 심어놓고도 긴가민가해서 가을에 꽃으로 확인을 했었으니까
올해 부터는 나물로 뜯어먹어도 될 것 같아서 기대를 해본다.
올해는 고라니가 시금치에 입을 대지 않았다.
고라니가 먹기에는 너무 어린탓인지?
2월에도 제발 우리 시금치에 입을 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가을에 신경 쓰는 일이 많아서 대파 밭의 냉이를 못본척 했더니 제법 먹음직스럽다.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뿌리가 더욱 튼실하게 자랐을 것 같았다.
설마 고라니가 냉이까지 건들지는 않을 것이라 믿고, 좀 더 있다가 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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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땅 얼어 죽은줄 알았던 배추가 싱싱해졌다.
쌈 배추용으로 괜찮을 것 같다.
겨울 가믐이 워낙 심해서 포기 했던 양파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 했다.
이틀동안 내렸던 겨울비가 가믐을 해소시킨듯.....
고라니에게 발견되지 않은 채 봄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추위속에서 살아남은 '적상추'가 너무 앙증맞게 예뻤다.
추위속에서도 새순이 나오기 시작하는 모습이 신기하다.
을릉도 취나물 이라고 하는 '부지깽이 나물'은 곧 뜯어 먹어도 될 것 같다.
과연 봄이 될 때 까지 얼마나 살아 있을런지?
시금치 밭에서 노란꽃이 보였다.
텃밭에서 가장 먼저 꽃이 피는 '개쑥갓'꽃이다.
잡초였기에 추위에 강한 것인지?
모진 겨울 추위에도 꽃을 피우는 강인함 때문에 잡초라고 하지 않고
고상하게 '겨울 야생화'라고 불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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