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일기

간병일기를 시작하며....

nami2 2017. 9. 11. 00:59

              병원에서의 시한부 환자라는 것에 그냥 멍때리기를  하고 있을수는 없지만, 그래도 무엇인가를 하기 위해

              하루종일 바쁘게 움직였다.

              이곳 저곳의 지인들과 친척들에게서 병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여러가지를 추천해주어서

              닥치는대로 무엇이든지 먹이고 싶은 마음이지만, 당사자인 환자가 불신을 해서 거부 한다면 방법이 없는 것이다. 

              우선 우리집 텃밭에서 무공해로 키우는 신선한 야채에 대해서 효능 검색을 해보았더니 

              폐암에 좋다는 것이 케일과 당근이었다.

              평소에 그렇게 사고 싶었던 녹즙기를 왜 하필이면 이때 구입을 해야 되는 것인지, 자신의 행동이 우스웠지만

              당장  녹즙기 부터 구입을 했다.

              그리고 면역력과 항암에 좋다는 홍삼을 정관장 매장에 가서 한달치를 달여서 먹기좋게 팩으로 만들어 왔다.

             

              여러가지 방법으로 노력을 해서 생각만큼 병이  호전 된다면, 무엇인들 못하겠냐만은 

              폐암4기의 생존률이 어느 정도라는 것을 검색하고 있는 우리집 아저씨의 뒷모습을 보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예전에는 시한부라는 것을 끝까지 당사자에게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요즘은 의사들이 직접 당사자에게 병의 진행 과정을  낱낱이 밝히는 것이  참으로 못마땅 하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검색 만으로도  암의 진행되는 과정에 따른 생존률을 알 수 있는 세상에서 

              환자가 버틴다는 것은 겉뿐일뿐, 속으로는  좌절하고  두려워 하고 비관하는 것이 눈으로 보이는듯 했다.

              한집에 살면서도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지,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다.

              암세포가 더이상 증식되지 않고, 그냥 몸속에 머무른채 친구처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은 없는 것인지

              입원실 한켠에서 눈이 빠져 나가도록 스마트폰을 검색해봤지만 , 이렇다할 방법은 없었다.

              공기 맑은 곳에서 먹고 싶은 것 먹어가며 운동하면 된다는  환자의 긍정적인 생각이 정답이 되길 바랄뿐이다.

 

              집안에 있었던 담배를 모두 치워 버렸더니, 몇십년 동안 피웠던 담배와 마지막 이별식도 못했다면서

              쓰레기통에 있는 담배꽁초를 바라보는 눈망울이 안쓰럽게 느껴졌지만

              폐암의 원인이 그 몹쓸 담배였다는 것에 심한 욕이 입 속에서 맴돌았다.

              의사들의 추측이 폐암4기일 것이라는 것이고,  폐조직 검사결과는 어떻게 나올지 아직은 미지수이다.

              고관절 주변의 종양제거 수술만으로도 힘들어 하는 환자에게

              더이상의  고통스런 병명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나의 간절함이 어느 곳에 계신 그 분!!

              관세음보살님께서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간병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사선 치료를 하루 앞두고....  (0) 2017.10.17
환자 대신 아플수만 있다면  (0) 2017.09.30
항암치료  (0) 2017.09.27
생일날에  (0) 2017.09.25
보호자라는 것 때문에  (0) 2017.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