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불기2561년 4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날'이다.
그러나 오래전의 어느날 부터 초파일에는 하루종일 우울한 날이 되었다.
19년전 초파일날 , 절에 잘 다녀와서 가족에게는 작별인사도 없이 혼자서 먼길을 떠나셨던 어머니!
어이없게 어머니를 갑자기 떠나 보낸 후 ,매년 돌아오는 초파일에는 절에 가서 어머니를 위한
극락왕생기도를 해야 되는 날이 되어가고 있었다.
실제로는 초파일날이 어머니가 떠나가신 날이지만, 돌아가신 하루 전에 젯상을 준비해야 한다는 기일이니까.
올해도 초파일 하루 전날에 어머니가 쉬고 계시는 산비탈 작은 집에 다녀왔다.
초파일에는 봉축행사에 모두들 기쁜 표정들이지만, 지장전에 앉아서 어머니를 위한 기도를 하는 내게는
겉으로 보기에는 극락왕생기도였지만, 머리속은 온통 어머니가 왜 초파일날에 절에 잘다녀오셔서
그날 밤에 부처님곁으로 급하게 떠나셨는지' 그것에 대한 깊은 생각뿐이다.
세월이 흘러가도 잊혀지지 않는 궁금증은....
해마다 초파일만 되면 어제가 어머니의 기일이었다는 무거운 생각으로 마음 편하지 않은 초파일을 보내게 된다.
올해, 어머니 기일은 다른해보다 약간 계절이 늦어졌음은 묘소 주변에 피는 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산철쭉이 화사해지려면, 아마도 열흘은 있어야 할 것 같다.
묘소 앞에 있는 우중충한 단풍나무는 사계절 내내 변함이 없는듯 하다.
어머니 집 뒷곁에도 산철쭉이 피기 시작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이맘때 다녀왔어도 볼 수 없었던 꽃인데
묘소 양 옆으로 산철쭉이 피었던 사실을 이번에 처음으로 알았다.
쑥떡과 김밥
기일을 집에서 지내지 않고, 묘소로 직접 찾아가야 하는 이유에는
서글픈 가족사가 있다.
형식을 갖추지 않는 젯상의 음식물들은 평소에 어머니가 좋아하신 것들로 만들어졌다.
.
늦여름, 아버지 기일때 찾아가면 화사하게 반겨주는 '배롱나무'의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이런 모습도 올해 처음 보는 풍경이다.
다른 해보다 약간 늦어지는 계절 때문에 이번에는 찔레꽃이나 하얀조팝꽃은 볼 수 없었다.
뻐꾸기 울음 소리도 들을 수 없었고, 아카시아 향기도 맡을 수 없는 쓸쓸한 어머니 기일이었다.
'그림 > 나만의 사진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이 피지 않는 군자란 분갈이 (0) | 2017.06.07 |
---|---|
우리집 공작 선인장 (0) | 2017.05.16 |
우리집 베란다의 봄꽃 소식 (0) | 2017.04.07 |
우리집 베란다에 찾아온 봄소식 (0) | 2017.03.10 |
겨울철에 예쁘게 피는 우리집 꽃 (0) | 2017.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