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날 며칠 동안 폭우가 쏟아져서 텃밭에 나가는 것이 싫어졌다.
예쁘게 자라던 채소들이 빗물에 망가져가고 있는 것을 지켜본다는 것은 참으로 큰 고문이었다.
해마다 연속되는 장마비, 폭우, 태풍과 가뭄..... 그러다보면 가을이 온다
올해 3년차 텃밭농사에 포기를 하느냐, 마느냐 갈등으로 마음을 번잡하게 만들었다.
아직도 비가 더 내리겠다는 날들이 일기예보에 의해 줄을 서고 있었고, 이 밤에도 비는 계속 내리고 있다.
텃밭 주변에 하얗게 핀 도라지 꽃이다.
잠시 비가 주춤 하던 날에 사진을 찍었다.
백도라지꽃이 예쁘다고 해도, 보라빛 도라지꽃 앞에서는 예쁘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텃밭은 우리 아파트 후문 쪽에 있었다.
숲이 울창하니까 아침마다 고라니가 식사를 하러 텃밭을 누비고 다닌다.
텃밭의 채소가 망가지거나 말거나.....
텃밭의 채소들은 며칠째 폭우가 쏟아지던, 전날에 사진을 찍어 놓았다.
지금은 폐허가 되어버렸을 것이라고 상상해볼뿐 , 밭에 나갈 수 없을 만큼 계속 비가 내린다.
비 내리는 날에 잠시 텃밭에 나갔더니 이렇게 예쁜 대파도 모두 쓰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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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밭 옆집 텃밭에는 호박을 심어서 심심찮게 애호박을 따먹는 것을 보았지만
밭은 손바닥만한데 심을 것은 많고, 그래서 호박은 한번도 심을 수가 없었다.
돼지감자 잎사귀에 짓눌려 크지 못하던 가지나무를 위하여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돼지감자 잎사귀를 모두 잘라냈더니 가지가 제법 자라고 있다.
돼지감자는 텃밭의 무법자인 것을 이제 알았다.
내년 부터는 절대로 돼지감자를 심지 않기로 했다.
까치 때문에 강낭콩을 심어 놓고 망을 덮었다.
완두콩을 걷어낸 자리에 강낭콩을 또 심었더니......
늙은오이(노각)를 먹으려고 조선오이를 심었더니 예쁘게 잘 자라고 있다.
곧, 아삭이 고추 맛을 볼 것 같았다.
귀여운 '여주'가 대롱대롱이다.
오이가 쉴새없이 열매를 맺는데, 비가 자꾸 내려서 문제가 될 것 같았다.
물을 좋아하는 오이지만, 비는 싫어하는 것 같다.
물과 비....... 차이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밭에서 첫수확이다.
큰 기쁨이라서 먹는 것이 아까울 정도지만....
맛있게 먹으려고 유기농으로 짓는 농사이니까 감사함으로 맛을 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