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은 여름이 사라지고, 가을이 성큼 다가온듯 했다.
서울을 비롯해서 다른 지방에는 폭염과 열대야로 고통스런 7월을 보내고 있다고 하는데
이곳은 귀뚜라미와 잠자리가 제법 보이고, 고추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는 전형적인 가을날씨가 되었다.
날씨가 서늘해서 선풍기 조차 틀어놓지 않고, 전기매트를 켜놓고 잠을 잔다고 하면 ,열대야가 있는
무더운 여름밤에 아무도 믿지 않을테지만, 정말 이곳의 날씨는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서늘했다.
그러다보니 텃밭의 채소도 어느새 가을을 만난듯, 생을 마감하는 것도 있고, 결실을 맺는 것도 있었다.
제법 옥수수가 통통하게 여물어 가고 있었다.
5개를 따다가 시식을 했다.
150여개의 토마토를 따먹고 나니까, 토마토는 잎이 시들기 시작했다.
잎이 시들어버리는 병이 온 것인지, 아니면 끝물이 된것인지?
그동안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상추가 몽땅 녹아내려서 다시 모종을 사다가 심었다.
7월 중순쯤 당근을 심어도 된다고 해서 , 당근 씨를 뿌려놓았다.
강낭콩 잎을 고라니가 뜯어먹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제대로 된 콩을 수확하기는 틀린 것 같다.
콩잎이 고라니 식사가 될줄이야
완두콩 심었던 자리에서 완두콩 싹이 나왔다.
현재로서는 특별하게 심을 것이 없어서 그냥 놔둬보기로 했다.
땡초가 주렁주렁이다.
매운 고추라서 따먹지는 못하고, 빨갛게 익으면 김치 담그는데 사용하려고 한다.
빗줄기가 대파 밭을 엉망으로 쓰러졌던 것이 엊그제인데
모두 스스로 오뚜기 처럼 일어나서 생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내년 5월 까지 뽑아먹을 대파이니까 잘자라 주었으면 한다.
동생이 씨앗을 줘서 밭에 심어 보았더니 꽃이 피기 시작했다.
아마란스는 신이내린 선물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뛰어난 효능을 가졌다는데
특히 고혈압 및 당뇨병에 탁월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페루가 원산지인 슈퍼푸드로 알려진 아마란스는 유럽과 미국에서 글루텐-프리 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밀가루 대신 주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잡곡 처럼 활용되어 쌀과 섞어 밥을 짓는데 사용하고 있다.
여주, 조선오이, 가시오이, 조롱박 까지 심어놓은 곳이다.
제멋대로 줄기를 뻗어나가는 모습들에서 활력을 되찾는 느낌이 든다.
이것 저것 숲이 되어버린 잎사귀들 틈새에서 조선오이를 찾아냈다.
여주꽃
오이 넝쿨이 끝물이 되어서 다시 모종을 사다가 심어 놓았다.
여주와 오이
생명이 위태롭던 가지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다.
모처럼의 맑고 파란 하늘을 바라보니 식물들도 더욱 윤기가 흐르는듯 했다.
아파트 뒷쪽의 들판에 작은 주말농장이 있다.
조롱박의 하얀 박꽃은 저녁에만 피는 꽃이라서 늘 볼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