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을 방치해둔채, 집을 비운지 20여일만에 집에 돌아오자마자 텃밭에 나가보았더니
올망졸망 예쁘게 크고 있던 채소들은 보이지 않고, 잡초가 무성한 숲이 눈 앞에 펼쳐졌다.
4월의 어느날에 씨를 뿌리고, 모종을 심어놓고, 동생 병간호 때문에 서울과 부산을 왔다갔다 하다가
동생의 건강이 좋지않아서 20여일을 서울살이를 하고 돌아온 결과 텃밭은 엉망진창이었다.
비록 7평 남짓 텃밭이지만, 텃밭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모두 생명을 가진 것들인데
너무 방치해놓은 것에 대해서 미안함뿐이었다.
4월의 햇빛과는 달리 , 5월~6월의 햇빛은 강렬해서 식물들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랐음을 실감했다.
20일전에는 두뼘 정도의 키였는데, 서울에서 돌아와보니 토마토 숲이 되어 있었고
토마토도 제법 매달려 있었다.
지지대를 더 세우고, 지저분한 토마토 줄기를 정리 해줬어야 하는데
그냥 제멋대로 자라서 열매를 맺어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거름도 주지않고, 물도 제대로 주지 않아서 '부추밭'은 위기에 놓여 있은듯~~
아욱은 아주 작은 키였었는데, 어느새 꽃이 피고 . 키도 훌쩍 커버렸다.
아욱국을 좋아하는데, 올해는 맛있는 아욱국을 먹을 수 없을 것 같다.
서울에 올라갈 무렵에는 상추, 쑥갓....등등 야채들이 아주 작은 것들인데
솎아주지 않아서 거의 야생초가 되어가고 있었다.
씨를 뿌리고, 예쁘게 싹이 나와서 솎아줘야 할 무렵(4월20일)에 서울에 올라가서
4월29일에 집으로 왔지만, 텃밭에서 할일을 제대로 못하고
또다시 5월4일에 서울행....그후 5월20일에 잠시 집에 내려와서 대충 돌보다가
5월25일에 집을 비워 서울살이 20일만에 집에 왔더니
어느새 상추밭은 꽃대가 올라오고, 먹음직스런 상추를 제대로 뜯어먹지 못하고 봄을 보내야 했다.
3월초에 강낭콩을 심었는데, 까치에게 씨앗 콩을 모두 뺏겨서
4월25일쯤에 다시 콩을 심었고, 5월 20일쯤에 집을 떠나려고 할 때 ,어린싹이었는데
6월11일에 집에 돌아오니 어느새 꽃이 피고 있었다.
그래도 강낭콩은 제대로 수확을 할 것 같다.
고추밭은 완전 잡초밭....
그래도 예쁘게 자라고 있는 것은 대파였다.
5월20일에 심어놓고, 물도 제대로 주지 못한채 서울에 갔었는데
집에 돌아와보니 한포기도 낙오되지 않고, 잘크고 있었다.
맛있게 뜯어먹었던 치커리의 키가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누구의 키가 더 큰것인가 내기라도 할듯....
다른집 텃밭에서는 오이를 따먹는데, 우리집 텃밭의 오이는 잘자라지도 못한 것 같다.
돌보는 것도 필요없이 너무 잘 크는 '돼지감자'
완두콩 꼬라지....
5월20일, 서울에 올라갈 무렵의 완두콩은 잘 여물지도 않았다.
20여일 집을 비운사이 완두콩은 제멋대로 늙어가고 있었다.
겉잡을 수 없는 노화현상은 강렬한 초여름의 햇빛탓인지?
늙고, 비를 맞고,그리고 강렬한 6월의 햇볕에 마르고, 완두콩의 몰골이다.
지난해 11월에 콩을 심어서 겨울도 무사히 보냈고, 봄에 예쁜 모습의 보랏빛 꽃도 보았는데...
모두 뽑아서 버릴까 생각하던 중에 주변의 이웃이 콩껍질을 벗겨보라고 했다.
완두콩은 파란색일때 먹어야 하건만
완전히 늙어버린 완두콩은 볼품이 없었다.
그러나 하루를 물에 불려 밥을 해먹으니 맛은 별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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