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나만의 사진첩

부모님의 흔적

nami2 2009. 12. 3. 22:43

       다른사람들의 부모님들은 칠순을 넘기시고,팔순이 넘도록 부모님 자리를 지키고 계신다.

       그러나 일찍 부모님을 떠나보낸 나에게 흔히들 하는 말은 부모 복이 없다고  한다.

       이미 이곳이 싫어서 훌쩍 떠나신 분들을 그리워 해봤자  그 빈자리에 부모님은 다시 올 수 없는 것이고

       그저 부모님의 손 때 묻은 유품들을 소중하게 간직하는 것으로 그리움을 대신해본다.

       어머니가 하늘로 가신지 10년이 되었으며 ,아버지는 어머니보다 12년 앞서 떠나 가셨다.

       어머니는 아버지 서재를  12년동안  청소를 깨끗히 하셨을뿐, 어떤 것 하나도 건드리지 않고,

       아버지 서재를  아버지 곁으로 가실 때 까지  12년을 보존하셨다.

       아버지가 쓰시던 화장지 부터, 미완성이었던 그림과 유화물감 ,재떨이,피다 남기신 담배, 서재에 있는 모든 것들을 ....

       제자들과 스켓치 여행을  떠나셨다가  돌아오시면, 곧바로 서재로 들어 가셨던 평소의 아버지 습관을  잊지 못하셨는지

       아버지가 떠나셨어도  아버지의 부재를 인정하기 싫으셨기에 그저 마음으로만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것을

       표현하지 않는  어머니의 쓸쓸함을 엿볼 수가 있었다.

       어머니가 떠나시면서 모든 것이 사라져버릴 위기에 부모님의 흔적이 담긴 유품 몇개를 간직했었다.   

                         어머니 살아 생전에는 나무 뿌리로 만들어진  '화분 받침대'는  이 위에 게발 선인장을 올려 놓으셨다.

                     아버지의 그림중에서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내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셨다.

                   글을 쓰시던 작가였으며, 그림을 그리셨던  어린시절의 아버지 물건들...

                  '파이프담배,안경, 전기가 안들어 왔던 시골집 램프, 그리고 아버지의 책과 원고지'

                                                         유화물감으로 그리신 아버지가 좋아 하시던 국화꽃

                                                                   '안궁리' 라는 마을에 있는 초가집이 배경으로...

                                                                                    순천 송광사

 

                               많은 그림을 그리셨지만, 동생들과 나누어서 보관하기로 하고, 우선 몇개만 소개한다.

                               아버지의 그림은  방마다 ,거실에도 이쪽 저쪽  그렇게 나와 함께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아버지께서 아끼셨던 소품들

                      나의 어머니가 열살때 동양자수 연습하면서 수를 놓으셨던,아주 소중한 물건

                      어머니가 살아 계시면 올해 74세이니까  '64년 된 물건이다.'

                                    서예를 너무 열심히 하셨던 어머니의 유품들  '찻상과 벼루, 먹 등'

             교직에 계셨던 어머니는 우리 형제들이 아주 어릴때 부터 학교 일때문에 늦게 돌아 오시면

          이 책에 있는 노래를 부르면서 엄마를 기다리라고 사다 주셨던 '학생 애창곡집'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동생들과 이 책에 있는 노래를 부르면서 엄마가 학교에서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어머니가 키우시던 선인장인데, 선인장은 동생이 가져가고 ,나에게는 선인장 새끼가 할당 되었다.

           이렇게 작은 것이 벌써 10년이나 되었건만 , 클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 선인장도  제 어미가 보고 싶어서 안 자라나는것인지. 사람이나 식물이나 어미가 없으면 안되는가보다.

           부모님의 유품들은 나의 집안 구석 구석, 심지어는 내 가방 속에도 들어 있다.

           어머니의 끈을 이제는 놓아야 하는데

           가슴속에 자리하고 있는 진한 그리움은 세월이 흐른다 해도 지워지지 않는다.

           언제나 그립다는 말 밖에 더 할말은 없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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