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에 부모님께서는 꽃 가꾸는 것을 좋아 하셨다.
아주 어릴 때 부터 우리집에는 많은 꽃들이 피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버지께서는 온갖 야생화와 선인장을 키우셨고, 어머니께서는 마당과 집 주변으로
토종꽃 '채송화,봉선화,나팔꽃, 분꽃, 그리고 국화,넝쿨장미,목련,능소화....'을 키우셨었다.
이미 이 땅에 계시지 않은 부모님이 그리울 때는 꽃을 보며 그리움을 대신한다.
지금은 어느 하늘에서 꽃을 가꾸고 계시는지
마음으로나마 부모님과 함께 꽃을 가꾸고 싶어 이곳 저곳에서 데리고 온 꽃들이 집안 가득이다.
한밤중에 살며시 왔다가 ,꽃을 어루 만지고 가실 것만 같은 착각이 들 때도 있다.
참으로 꽃을 좋아 하셨던 부모님이었다.
우리집 예쁜이들
다육이 키우는 법을 몰라서 우리 가족이 되었다가 ,흙이 되어버린 다육이들이 있었다.
이름을 제대로 몰라서 그냥 '다육이네'라고 부르기로 했다.
연중무휴로 꽃을 피우는 '꽃 베고니아'
길에서 주어 온 꽃인데 이름을 모른다.
꽃 기린
단풍 제라늄
트라 데스칸티아
선명한 녹색에 하얀 세로줄이 들어가는 덩굴성 식물,,매달기 화분으로 장식
제라늄
어느날인가 텃밭에서 토끼풀인줄 알면서도 ,화분으로 옮겨 심었었다.
마당가에서 너무 예쁘게 피던 토끼풀이 아닌 청사랑초 였다.
겨울이 되어서 안쓰러운 생각에 집안으로 옮겼다,
야생화인데 집안에서 적응을 못할줄 알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낯가림을 하지 않은채 정말 예쁘 피고 있다.
그러나 햇볕을 봐야 활짝 피는 요상스런 꽃들이다. 햇볕이 들기 전의 모습이다.
밑에 있는 꽃은 '풍란'이다.
햇빛 들었을 때의 활짝 핀 '청사랑초'
게발 선인장의 점점 더 성숙 해져 가고 있는 느낌
꽃을 키우고, 꽃을 보고, 꽃이 자라서 잎새 하나 더 나오는 것을 보면
어느새 하루의 긴장과 피로가 다 풀어진다
내가 아침에 가게로 나가면 꽃을 피웠다가, 가게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 오면 꽃이 오므라 드는 꽃도 있다
서운 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우리집 베란다는 일년 내내 꽃이 핀다.
남들은 흔한 꽃이라고 할지언정 내게는 정말 소중한 가족들이다.
꽃을 키우고, 꽃을 바라보면, 마음까지 밝아지니
알 수 없는 외로움을 이렇게나마 위안을 받게되니 고마움뿐이다.
그래서 부모님께서도 생전에 나와 같은 마음으로 꽃을 키우셨나보다.
둘이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기에 꽃들은 그런 마음을 위로 하는 듯 곁을 잘 지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