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도 추웠던 날씨가 잠시 주춤했다.
설도 지났고, 오늘은 입춘이다
입춘 추위는 꽃을 시샘하는 추위라서 물을 담아놓은 항아리도 깬다는 옛말이 있다.
어제 어느때 또다시 한파가 닥칠런지 모르나 아무튼 날씨가 누그러지니까 모든 것이 생기를 찾는 것 같아서 좋았다.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계곡물에 얼음이 군데 군데 녹으면서 흐르는 물줄기가 보이는 것이
곧 봄이 오고 있다는 소식을 매화꽃에게 들을 것 같다.
한파가 계속되는 삭막한 겨울에 이렇게 아름다운 색깔의 열매가 있다는 것에 감사를 해야할 것 같다.
며칠전 아주 추운날 암자에 올라갔다가 내려 오는길에 꽁꽁 얼어붙은 저수지를 보았다.
어린시절 썰매를 탔던 기억을 더듬어 저수지로 가려했지만 누군가 깨어 놓은 얼음을 보니 겁이났다.
바람을 맞으며 산에서 내려오면 따끈한 국물이 유혹을 한다.
산사 부근의 주차장 한켠에는 이렇듯 어묵을 파는 곳이 반갑기만하다.
배도 출출하고, 따끈한 국물도 마시고 싶어서 포장마차로 들어갔다.
남자들은 막걸리 ,여자들은 꼬치 어묵, 한참 배가 고플때는 혼자서 6개 먹었다.
따끈 따끈한 국물도 좋고, 어묵도 좋지만, 후끈 후끈하는 포장집은 늘어지게 잠을 자고 싶을 만큼 따뜻했다.
김해 은하사 주차장에서 였지만, 어느곳이든 어묵과 빨간 양념 그릇은 공통인것 같다.
추운 겨울에 거실에서 자라고 있는 '행운목'에 이상한 것들이 나오고 있다.
콩나물 같은 이상한 채소들의 정체는 무엇인지?
베란다에도 어찌나 추웠던지
들여다 보지 않았는데, 꽃은 춥거나 말거나 꽃을 피운다.
몇몇 화초들은 관리부족으로 쓰러져버렸건만,'제라늄'은 참으로 강인하다.
묵묵히 제 할 일을 해낸다.
매화의 꽃봉오리가 좁쌀만하게 올라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봄으로 가는 '입춘'이 지났으니 창문을 꼭닫고, 바람 구경을 못하는 집안의 꽃들도
활기를 되찾을 때가 곧 올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