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 (20)

nami2 2010. 9. 12. 23:43

     좁다란 산길에서 만난 보라빛 꽃에서 그윽한 향기가 풍긴다.

     이것이 가을의 냄새인가보다.

     좁다란 산길을 따라 암자로 들어 가는 길목에는 다람쥐가 먹기 좋을 만큼 크기의 도토리가 제법 떨어져 있었다.  

     이것도 자연이 전해 주는  가을 선물인것을.....

     한낮의 기온은 강렬한 여름 햇빛처럼 후끈 달아오르는 열기로 아직도 땀이 흐르게 하지만

     저무는 산길을 걸어 내려 올때는 스산한 바람에 제법 찬기운이 돈다.

     영영 오지 않을 것 같았던  가을은 그림자 처럼 등 뒤에 까지 왔고, 문득 달력을 보니 추석도

     얼마 남지 않았음이다.

     추석을 앞둔 들판에는  시도 때도 없이 공격적으로 퍼붓는 빗물에 애써 가꾼 농작물이 힘없이

     쓰러져 일어날줄 모르건만, 그래도 미련이 남은 빗물은 가랑비,소낙비,여우비로 둔갑을 하여

     한줄기 거하게 쏟아내리고는 사라지기를 몇차례~~

     폭염과 태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을 사람들에게는 또다시 위로의 말을 어떻게 해야 할런지? 

     풀벌레 소리가 제법 크게 들려오는 밤이다.  

     열어 놓은 창문에서 들어오는 바람은  이제는 선풍기 바람에게 신세를 지지 않아도 제법  차거움을 느낄수 있다. 

     그동안 짜증스럽게 들려 왔던 매미소리는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고, 이름모를 풀벌레소리를 들으며

     깊어만 가는 가을 밤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가을 야생화를 찍으러 산사로 갔었다.  

     깊은 산속은 완연한 가을이었으며, 가을 야생화로 꽃의 천국을 만들고 있었다.

     아직은 '산국'이 피려면 멀었지만, 그래도 가을 산은 야생화에서 나오는 짙은 향기로

     벌과 나비의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었다.

     비가 내린 질척거리는 산길을 따라 시원스럽게 흐르는 계곡 물 소리를 들으며, "뚝" 하고  떨어져서 

     돌아보면 나무의 열매가 발 밑으로 떨어져 뒹군다. 

     가을산은 아무런 부담이 없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인데 , 산길을 빠져 나와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와보면

     다시 시작되는 스트레스 덩어리에  숨죽이며 한발 한발 지쳐가고 있는 것 같다.

     이랬거나, 저랬거나  덧없는 세월은 흐르고,  즐거움이 있었던 하루 해는 짧기만 하고~~~

     반복되는 일상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  또다른 스트레스가 기다리고 있는 삶 속으로 가야하는 인생길이다.

     가을이 가져다 주는 스산한 바람은 마음 속 깊은 곳까지 쓸쓸함 되어  계절병을

     앓는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 같다.

     그래도 그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자연이 전해주는 아름다운 산과 들에서 느낄수 있는

     가을의 정취라고 생각한다.

     가을바람, 스산한 바람이 옷깃 사이로 파고들어 가슴을 시리게해도, 아름다운 가을의풍경은

     지친이들의 마음을 위로 해줄수 있는 활력소가 되어줄 것이다.

     풍성한 계절인 가을을 맞이하여 모두가 좀 더 행복하고, 늘 건강했으면 좋겠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 (22)  (0) 2010.09.26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 (21)  (0) 2010.09.20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 (19)  (0) 2010.09.05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18)  (0) 2010.08.29
아버지 기일날에...  (0) 2010.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