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음력 7월15일 여름안거 해제일이며 '백중'이다.
절에서는 초파일과 백중을 일년중 큰 행사로 여긴다.
부처님께서는 지금 살아 있는 부모나 7대의 선망부모를 위하여 하안거 해제일(백중)에
음식 ,의복,등촉,평상,등을 갖추어 시방의 고승대덕들에게 공양하면, 그 공덕으로 지옥의
고통에서 구할수 있다고 하여 그대로 행한데서 유래한 날이 백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또 오늘 양력 8월24일은 나의 아버지의 기일이다.
떠나가신지 벌써 23년째이다.
그래서 아버지 연세가 되신 어르신들을 보면 ,아버지 생각이 나서 올해는 연세가 어떻게 되셨는가를
해마다 계산을 해본다.
살아계셨다면 올해 아버지의 연세는 89세이시다.
100살 까지는 꼭 사실것이라고 건강관리를 열심히 하셨던 아버지께서는 아침식사 잘하시고
담배 한대 피우시다 돌아가셨다.
심장 협심증이 있으셨던 아버지는 아무런 고통없이 그렇게 떠나셨다.
물론 가족들에게는 떠난다는 말도 없으신채~ 가족들의 배웅도 못 받으시고, 홀로 그 먼길을 그렇게 가셨다.
어제 서울지방에는 폭우가 쏟아졌고, 아버지가 계신 천안공원묘지에도 많은 비가 내렸다고 한다.
교직에 있는 여동생은 오늘이 개학일이라서 그 빗속에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어머니표 김밥"을 만들어서
아버지께 올리고 왔다고 한다.
형식적인 젯상보다 평소에 좋아하시던 것을 올려드리는 것도 좋은일이라고 생각하기에
일년에 단 한번 있는 기일날의 젯상에 술 한잔 올리지 못함에 나는 스스로 죄인이 되어 이 글을 쓴다.
집집마다 말못할 사연들은 한가지씩은 있을것이다. 우리집도 예외는 아니다.
아버지 기일인데, 친정에 찾아 가지못한 안타까움은 그저 가슴만 답답하다.
어머니 기일이나 아버지 기일에 친정에 가지 못하는대신 산소에라도 갔었는데, 여동생과 시간이 안맞고,
평일이라서 가지못함은 살기위함이란 이기적인 이유를 붙인 것도 죄스럽기만하다.
집도 전화번호도 소식을 끊은 남동생집을 여동생과 나는 찾아가지 못하지만, 아버지는 잘 찾아가셔서
아들이 올리는 술 한잔 받으시고, 올해도 그 먼 곳으로 잘 가셨는지?
남동생은 혹시 젯상을 차리지도 못하는 불효를 한 것은 아닌지?
그저 착잡하고 답답한 마음으로 아버지 기제사가 있는 이밤에 향 한자루 켜놓고,극락왕생 하시길 빌어야 할까보다.
아울러 오늘은 음력으로 7월15일 백중이고, 양력으로는 8월24일 나의 아버지 기일이다.
해마다 음력과 양력의 차이는 있지만, 오늘만큼은 아버지의 기일을 음력 7월15일 "백중"일로 해서
아미타 부처님의 가피력이 아버지께 전해져 꼭 극락왕생하시길 다시 한번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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