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다가오는 계절은 아직도 선뜻 '가을'이라고 말하지 못할 정도로 한낮의 더위 때문에
사람들의 옷차림을 가을 옷으로 바꿔 놓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따끈 따끈한 햇볕이 산 그늘 뒤로 감춰질 시간이면, 가을은 세상 속으로 가는 열차를 타고
바쁘게 저녁 정거장에 발을 내려 놓는다.
하루종일 산속 깊은 숲속에서 햇볕이 숨어들 때 까지 기다렸다가 서둘러 저녁 열차를 탄 가을은
해가 저무는 어스름 저녁에 어김없이 찾아들어 사람들에게 가을의 왔음을 알려준다.
그러한 가을을 만나기 위해 아침 햇살이 뒷산을 넘어 오기전에 서둘러 뒷산의 숲으로 찾아가본다.
오전 5시30분 목소리가 크고, 우렁찬 알람 시계속의 영감님은 새벽 단잠을 깨우기 위해 소리를 지른다.
윗층, 아래층 사람들 까지도 모두 깨울만한 큰 목소리로~~
"일어나세요. 얼른 일어나세요. 아 얼른 일어나시라니까요"
큰 목소리를 가진 영감님이 들어 있는 알람 시계 덕분에 이른새벽에 숲이 있는 뒷산으로 가면
살며시 내 곁으로 다가오는 가을의 향기는 가슴속까지 파고 드는 상쾌함이었다.
논에서는 벼가 익어 가고 있으며,산과 들에서는 열매가 익어가고 있고,또 산과 들에서는 가을 꽃이 피고 있다.
새벽하늘은 맑고,바람은 차거우며 풀벌레 소리는 더욱더 구성지게 들려온다.
이슬이 내린 가을 숲길에 뒷산 나무 숲 사이로 햇빛이 보이게 되면 그때부터는 가을은 어설픈 여름 숲속에
잠시 숨어들고, 대책없는 매미 소리와 함께 무더운 한낮이 또 시작된다.
반복되는 하루의 일과이지만 그래도 떠나갈 것은 떠나야하고,올 수 있는 것은 반드시 와야 한다는
수레바퀴같은 섭리 속에서 세상은 또 한바탕 자연이 전해주는 축제속으로 들어갈 것이거늘......
가을은 꼭 와야만하고 ,가을꽃축제, 밤따기축제, 단풍축제, 억새축제, 낙엽축제.등은 순번을 기다려야 한다.
휴일이면 어디론가 떠나야만 하는 나의 역마살은 산속 깊은 곳에서 또 구불 구불 산길을 하늘과
맞닿은 곳 까지 올라 가본다.
급경사가 끝없이 이어져 타고 가는 차도 몸살을 앓을 것 같은~~
탱크가 올라가는 것 처럼 올라 간 암자에는 차거운 산바람 때문에 어느새 가을이 와 있었다.
야생화 도감에서만 볼 수 있는 신기하고 앙증맞은 꽃들은 아무도 보는 이 없는 곳에서
예쁘게 가을 풍경을 그리고 있었다.
지난 가을에 떨어진 낙엽 위로 산밤과 도토리가 떨어지고, 다람쥐와 산새들의 보물찾기가 시작되는
산속의 가을은 깊어만 가고 있다.
곧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조상님에게 올려지는 차례준비로 벌써부터 마음은 초긴장상태다.
천정까지 뛰어 오른 물가에 맞춰 차례상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감은 그래도 명절인데....
고향으로 가는 사람들 ,가고 싶어도 길이 멀어 고향으로 못가는사람들 ,
어디론가 정처없이 가버린 부모님을 뵐수없어 고향에 가지 않는 사람들....
여러가지 이유가 붙여져도 추석은 즐거운 명절인것을~~
길고 긴 추석 연휴에 모두들 풍성하고,즐거운 한가위가 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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