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가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는 것은 일상적이라고 봤었으나
예쁘게 피고 있는 꽃들을 시샘해서
강풍으로 심술을 부린다는 것은 그냥 유감스럽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연의 횡포는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없었음에 그냥 마음을 비워야만 했다.
세상이 온통 벚꽃속에 갇힌듯
문밖으로 나가면 우선 마음부터 화사해졌던 요즘 세상인데
그 꼴을 못보겠다는 거센 바람은...
아예 강풍주의보 까지 내려진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이다.
절정으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벚꽃에게 강풍은 한마디로 봄의 무법자였다.
꽃눈 내리듯, 땅위로 내려앉아서 쌓여진 예쁜 꽃잎들이 참으로 보기 좋았건만
모질기만 했던 강풍은 떨어진 꽃잎마져
인정사정 없이 날려버려서 거리의 곳곳을 너무 허무하게 만들어놨다.
휘몰아치는 바람에 날리는 꽃잎도 안절부절 ...
흔적없이 날아가버린 벚꽃과의 작별은 아쉬운 봄날을 너무 허망하게 했다.
25년 전 부터 키우고 있었던 군자란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꽃을 피워주었다.
지난해 긴 여름의 폭염 탓에 군자란들을 잃는 것은 아닌가해서 걱정 했었다.
지독했던 폭염으로 거의 살아날 희망이 보이지 않았었다.
그래도 25년을 함께 했던 가족같은 녀석들이었는데...
그런데 힘든 시간들을 극복했던 군자란들이 건강함을 보여주는 것 처럼
모두들 아주 예쁘게 꽃을 피워주었음이 볼수록 대견하고 고맙기만 했었다.
화사한 모습으로 꽃을 피어준 모습이
올해도 역시 고맙고 흐뭇하기만 했다.
이녀석의 나이는 올해 25년차이다.
군자란의 꽃말은 '고귀, 우아' 였다.
군자란 5포기 중에서
새끼로 자라고 있는 두녀석들은
올해도 역시 꽃을 피워주지 않았으나
28년, 25년, 22년...
우리집 반려식물 군자란의 나이는 이러했다.
28년 된 군자란은 싹을 틔운 후
3년째 되었을때
우리집으로 분양되어 왔었기에
25년의 긴 세월을 함께해 온 반려식물이다.
설명절이 지난 후
꽃대가 보이는가 확인했더니 소식이 없었다.
올해는 꽃을 볼 수 없었음에 섭섭했었는데
설명절 후 7일쯤에 꽃대가 보였다.
나이가 두번째인 25년차 군자란이
올해는 1등으로 꽃대를 올려주었다.(3월21일)
그다음 10일 쯤에
꽃대를 보인 녀석은 20년 된 녀석이다.
나이가 가장 많은 28년차 군자란은
가장 늦게 꽃대가 올라왔다.
혹시 나이가 있어서 꽃을 못 피우는 것인가
서운함으로 포기를 했었는데
어느 날인가 살며시 꽃대를 올리고 있었다
3월 28일 쯤의 군자란들이다
가운데 화분에 있는 두개의 군자란들은
28년 된 군자란의 새끼들이라서인지
올해도 꽃을 피워주지 않아서
바보같은 녀석들이라고.." 한마디 해줬다.
지난 여름에 거의 죽었다고 생각 되었던
단풍 제라늄이 겨우 살아나는가 했더니
꽃대가 올라오는 것을 본 후 안심을 했다.
진짜 지독하게 더웠던 지난해 여름
그때에 제라늄들을 모두 잃는줄 알았다.
10년 이상 함께 했던 녀석들인데...
그런데 봄이 되면서 예쁜 꽃을 피워주었다.
살 것인가 말 것인가 가망이 없어서
완전하게 포기했던 빨간 제라늄도
봄이 되면서 이렇게 꽃을 피워주니까
뭐라고 칭찬을 해줘야할지
그냥 흐뭇하기만 했었다.
28년 된 군자란이 가장 늦게 4월3일에
이런 모습으로 집안을 화사하게 해줬다.
군자란(君子蘭)은
이름 끝에 '란'이라고 되어 있어서
난 종류라고 생각되지만 군자란은
난과는 전혀 관계 없는 식물이라고 했다.
남아프리카 원산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에서는 관엽식물로 집안에서 키운다.
오늘 아침 세개의 군자란이 모두
화사한 모습으로 활짝 피어 있었다.
벚꽃잎은 떨어져서 바람에 모두 날아갔으나
집안에는 활짝 핀 군자란 덕분에 화사하기만 했다.
*군자란은 아주 오래전 부터 키워왔던 식물로서
그 역사가 꽤 오래된 식물로 추정된다고 했다.
명나라 때의 환관 '정화'가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는 대원정에서
아프리카에 도착했을 때 군자란을 보고
그 종자를 가져와서 키운 것이 우리나라에도
전파된 것이라고 추측한다고 했다.
군자란은 조선시대 때 부터 난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 왔었는데
지금 까지도 그 인기가 대단해서 웬만한 집에서는
하나쯤은 꼭 있을법한 식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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