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나만의 사진첩

우리집 베란다 골치덩이들

nami2 2024. 1. 4. 22:42

날씨는 계속해서 포근했지만 하루종일 화창한 맑음이 아니라
무슨 변덕이 그리도 심한 것인지?

하루의 절반은 우중충함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보니 어느날 부터인가 우리집 베란다의 식물들은

햇볕 부족으로 꽃 피우는 것을 거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베란다에서 함께 살아가는 식물들은 거의 10년~25년 정도 되는데
생각해보니 올해는 거의 꽃을 볼 수 없었다는 것에

재미가 없어서인지, 나도 모르게 자꾸만 방치하게 되다보니

녀석들도 제멋대로 살아가는 것 같았다.

블친들의 블방에는 우리집과 거의 비슷한 꽃들이

예쁘게 꽃이 피고 있다고 소개하는 사진들이 올라오건만
우리집 베란다 반려식물들은 아예 꽃을 피우지 않은채
몸집만 키우는것 같아서인지

그것도 인내심을 시험 당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괜한 생각들이

한계에 부딪히는 것 같아서 씁쓸하기만 했다.

하루 해가  변덕이 심해서인지
하루 중에 맑을 때도 있었지만
우중충한 시간들이 더 많은 요즘이다.
그래서 그런지 앙상한 겨울 나무들이
더욱 쓸쓸하게 보여진다.

우리집 베란다의 제라늄들이
올해는 거의 꽃을 피우지 않은채
잎사귀들만 풍성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차라리 죽어버리라고 줄기를 몽땅 잘라서
한 켠에 방치해놨더니
꽃을 피우지 않고 또다시 잎만 무성하게 크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제라늄 꽃들이 겨울 베란다를 예쁘게 했는데
올해는 날씨 탓인지 뭔지
이유를 모를 만큼 꽃이 피지 않는다.

싹뚝 싹뚝...뿌리만 남긴채, 줄기를 몽땅 잘라서
화분을 내다 버리려고 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잎이 무성해지고 있었기에
혹시 꽃이 피지 않을까 
아무리 기다려봐도 꽃이 피지 않는다.

단풍제라늄은
비가 끊임없이 내리기만 했던 여름날에
햇볕을 볼수 없음인지, 거의 90% 죽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예쁘게 살아났으나
역시 꽃은 피우지 않는다.

기가막힌 녀석의 이름은 '칼란디바'이며
꽃시장에서 사왔을때는 분홍 꽃을 예쁘게 피웠다.

블친님의 블방에서 부러울  만큼
엄청 예쁜 모습으로 꽃이 피고 있었기에
일부러 꽃시장에 가서 사왔던 것인데...
2년전 우리집에 올 때는 꽃봉오리가 다닥다닥  참 예뻤었다.
그 해 봄날 3월 부터 5월 까지 꽃이 피던 녀석이
지난해에는 꽃 피는 것을 꿈쩍도 안했다.

 

그리고는 지금 까지 볼품없이 몸집만 늘리고 있다.
아무래도 봄이되면 텃밭으로 추방시켜야 할 것 같다.
그러다가 겨울이 되면 추위에 스스로 사라지라고...

냉정한 생각을 해본다.

또하나의 '칼란디바' 이녀석은 하얀 꽃을 피웠었다.
그러나  이번 여름에 잎이 몽땅 떨어지더니
겨우 생명 연장만 하는 것 같다.

 

이녀석도 봄이 되면 텃밭으로 나갔다가
겨울이 되면 스스로 사라지게 할 예정이다.
우리집 베란다에서는
칼란디바가 절대로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인듯 했다.

게발 선인장은 봄날 3월에 꽃이 피는데
해마다 겨우 한 두송이 꽃으로 생색을 낼뿐이다.

어째튼 꽃을 피워주니까 신경을 쓰게된다.

 

공작선인장은 지난해 분갈이를 하면서
화분을 두개로 만들어 놨는데
지난해는 비내리는 날이 많아서인지
햇볕 부족으로  거의 80%가 죽어갔다.
살 것인지 말 것인지는 본인의 선택일뿐이다.

공작선인장 분갈이중  또하나의 화분을 만들었지만
지난해에는 절대로 꽃을 피우지 않은채
죽어가고 있다가
이제 겨우 위급함을 넘긴 것 같다.
차라리 죽었다면 화분을 치울텐데
그러지도 못하고 있다.

군자란 화분 4개 중에서
지난해에는 화분 1개에서만 꽃을 피웠다.

 

봄이 다가도록 3개의 화분을 들여다봤지만
끝내 꽃을 볼 수 없었던 군자란들이다.
올해는 얼마나 꽃을 피워줄런지
벌써 부터 관심을 가져보지만, 꽃피우는 것은 

내 몫이 아니라 그들의 선택이니까 그냥 기다려본다.

 

어떻게 해야할지 갈등을 느끼게 하는

우리집 애물단지 다육이들이다.
우리집에서는 절대로 꽃을 피우지 않겠다는데
내다 버리려고 하니까 아깝고
그냥 놔두려니까, 스트레스가 되는 녀석들이다.

제멋대로 살아가는 다육이들
절대로 꽃도 피우지 않겠다면서도

번식력은 엄청 강한 것들이다.

 

모두가 골칫덩이들의 반려식물들은
죽지도 않고 제멋대로 살아간다.

살아 있는 생명들이니까 어쩔수 없었다.

 

뭐가 뭔지 예쁘다는 것도 느끼지 못하는데
아는 지인집에서

눈꼽만한 선인장 두 개를  가져다 키웠더니
7년 동안 이렇게 갯수가 많아졌다.
새끼를 얼마나 치려는지
그냥 바라보는 재미로 키운다.

몸집이 얼마나 커질런지?
손가락 한마디 정도의 작은 것을
10년 정도 키운 녀석이다.

또하나의 골칫덩이 선인장...
동글동글 새끼 치는 것이 재미 있었지만
선인장 가시 때문에
선뜻 버릴수도 없어서 그냥 방치하고 있다.

우리집에서 가장 예쁜 녀석이다.
때가 되면 하얀 꽃도  피우고
새끼도 많이 쳐서  감당이 안될때도 있지만
그래도 물 잘주고

관리만 잘하면 풍성하게 잘 크는 녀석이다.
수목원에서 버려지는 녀석을 얻어다가
4년째 함께 하는 '접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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