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비가 내리는 11월 첫날에

nami2 2024. 11. 1. 22:39

제 21호 태풍 콩레이의 간접적인 영향 때문인지?
오늘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하루종일도 모자라서 밤까지 계속해서 내리고 있었다.
아마도 비는 내일 까지 계속 내린다는 소식이다.
그래도 참으로 다행인 것은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린다고 했던 안전 문자메세지와는 달리

추적거리며 내리는 가을비는
바람 한점 없이 부슬부슬 아주 예쁘게 내리고 있었다.

양력으로 11월 첫날인 오늘은 음력으로 10월 첫날(초하루)이었다.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린다고 하여 절집에도 못가고 집콕이었다.
그러나 부슬부슬 예쁘게 내리는 비였다면 절집에 다녀와도 될뻔했건만...
너무 과장되게 뻥튀기 하듯..날아드는 안전문자 메세지 때문에
초하룻날에 절집 가는 것이 꽝 되었음이 아쉬움으로 남게 되었다.

비 내리는 오후에 우산을 쓴채 걷기운동을 나가봤다.
1시간을 걸었어도 별탈없이 예쁘게 내리는 비 덕분에 날궂이를 잘했다.
빗방울이 송글송글 이슬방울 처럼 맺혀있는 꽃 사진을 찍는 것도 재미있었고
비 내리는 날에는 평소에 눈여겨보지 않던 꽃들 까지 예뻐보이게 했으며
내리는 빗속을 우산 쓰고 하염없이 걸어보는 것도 즐거움이 되어주는 날이었다.

하루종일 비를 맞은 국화꽃은
화려하지도 않은 순박한 아름다움이
쓸쓸한 가을날을 대변해주는 것 같았다.

계절에 어울리지 않는 붉은 장미꽃이라서
평소에는 그저그렇게 봤었는데
빗물을 흠뻑 뒤집어쓴 모습이 너무 예뻐보였다

진짜 관심없는 꽃이라서...
평소에 사진 한번 찍어본 적이 없는
프렌치 메리골드(만수국)였는데
비 내리는 날에는 유난히 돋보이는 꽃으로
발길을 멈추게 했다.

하루종일  비가 내렸는데도
한치의 흩으러짐도 없이 꽃이 핀
노란 수세미꽃이 아름답기 까지 했다.
수세미꽃의 꽃말은 '유유자적'이다.

수세미꽃을 볼 때마다 늘 꽃말이 생각났다.
어느 블친님의 닠네임이었기 때문...

수세미가 주렁주렁...
늦가을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지만
날씨가 추워져도 별탈없기를...화이팅 해본다.

걷기운동을 하면서
시골마을의 동네길로 들어섰더니
콘크리트 집과 너무 잘 어울리는 꽃이 있어서
사진을 찍어봤다.
어르신이 혼자 사시는 집 앞의 꽃들은
그 나름의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프렌치 메리골드의 원산지는 멕시코였다.
평소에는 관심없는 꽃이었는데
비가 내리는 날의
쓸쓸함을 해소시키는 것 같아서 들여다봤다.
꽃말은 '냉혹한 사랑'이었다.

아파트 후문을 지나서 들길을 지나고
또다시 시골동네로 걸어가는...걷기운동
들길을 지나는데, 비에 젖은 단감나무의
단감이 왜그렇게 아름다워 보였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가을풍경도 예뻤다.

시골동네 길에서 만난 단감나무...

감나무 가지에 

송글송글 맺힌 빗방울이 인상적이었다.

 

아파트 후문을 빠져나와서
갈곳이 마땅치 않은, 비 내리는 날의 걷기운동
들길을 걷다보니
산으로 가보고 싶다는 충동이었는데...
누가 보면 미쳤다고 할까봐
발길을 시골동네쪽으로 돌렸다.

베란다에서 내려다 본 아파트 소공원
비가 내려서인지  더욱 쓸쓸하게 보였으나
아직 이곳의 가을풍경은 어설프기만 했다.

폭염이었던 여름에 무던히도 신세를 졌던 나무 밑 벤취는

언제 부터인가 빈 의자가 되었다.
싸늘한 바람이 불고, 깊은 가을이 되면서

더욱 쓸쓸한 모습이 되었는데
비가 내리면서 나뭇잎 까지 떨어져 뒹구니까
휑~한 모습이 참으로 서글프기 까지 했다.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한산 주변 카페에서  (14) 2024.12.18
늦가을 바다풍경의 쓸쓸함  (28) 2024.11.12
해안가의 강풍과 성난파도  (20) 2024.10.21
쓸쓸한 가을날,공원길에서  (11) 2024.10.15
시원한 바람이 있는 바다에서  (20) 2024.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