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해안가의 강풍과 성난파도

nami2 2024. 10. 21. 22:30

가을비가 흠뻑 내리면서 전국적으로 갑자기 기온이 내려갔다는 소식인데...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에는 강풍을 동반한  비바람 때문에  
다소 춥다는 느낌이었으나 그것도 아주 잠시잠깐뿐이었다.
추워졌다고 해서 덕분에 이제는 맘놓고 가을옷을 입어보는가 했더니

휴일 이틀동안만 기온이 떨어지는척 하다가

또다시 사람들의 옷차림을 얇은 옷으로 바꿔놓았음에
10월 중순이라는 계절도 별 수 없다는 것으로 마음을 비워야 했었다.

어제의 낮기온 16도에서 오늘의 낮기온은 21도
그것은 추위도 아닌데....

얇은 패딩옷을 입고 나온 사람들의 '낮기온 21도'에서 당황하는 모습들은
춥다고 호들갑스럽게 안전문자를 날리는 것에 의존한 것은 아닌가 웃어봤다.

휴일 이틀동안 알바 때문에 바닷가에 갔었더니

온갖 자연재해라는 것을 실제로 느껴봤고 눈으로 직접 볼 수도 있었다.
토요일은 감당못할 만큼의 비 바람으로 해안가는 완전 비상사태였고
일요일에는 비 바람은 멈추었으나 집채만한 파도가 무섭게 밀려오면서
성난파도가 하루종일 미쳐서 날뛰다보니 선박들은 꼼짝 못할 정도였는데

뭍으로 배를 옮겨놓지 않아도 되는가 염려스럽기도 했었다.

또 어디선가 태풍의 조짐이 있는 것은 아닌지?
올해는 이렇다할 태풍이 비켜가지도 않았기에, 파도가 무섭게

넘실거리기만 해도 혹시 하면서 은근한 걱정이 마음을 심란스럽게 했었다.

기온은 왔다갔다 변덕이 심해도
해안가에서는 그런 것은 아랑곳하지 않는듯..
어느새 노란 털머위꽃이 피기 시작했다.

지금 부터 피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겨울(12월 중순)이 올 때 까지
노란모습으로 해안가를 예쁘게 할 것이다.

평생 눈도 내리지 않는...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의 겨울은 

12월 중순부터 시작되어서 1월 20일이면 끝이난다.
털머위꽃의 꽃말은 '한결같은 마음'이다.

해안가에는 해풍이 심하게 불거나말거나
구기자꽃도 예쁘게 피고 있었다.
해안가 언덕의 갯바위 절벽 주변은
접근하기 힘들 만큼 어려운데

 

구기자꽂이 엄청 피고 있었음에

사진을 찍고 싶다는 욕심이 갈등을 겪게 했으나
결국 사진을 찍고말았다.

 

슬금슬금 접근을 해서 사진 찍는 재미...
그런데 잡초도 너무 무성해서
구기자꽃만 사진 찍기에는 맘대로 안되었다.
구기자꽃의 꽃말은 '희생'이다.

마을버스에서 내렸을 때 그 주변 바다는
무섭게 파도가 쳤었는데...
20분쯤 해안가를 걷다보니
파도를 피해서 선착장에 모여있는 갈매기들을 보니까
어찌나 귀여워 보이던지?
성난파도를 피해서 쉴 곳이 그곳이었나?
갈매기들은 줄을 맞춰서 쉬고있었다.

엊그제만 하더라도 강물처럼 잔잔하던
가을 바다의

코발트 빛 하늘과 바다는 예쁘기만 했었다
그런데 언제 그랬나 할 정도로 바다는
이런 모습으로 미쳐가고 있었다.

구기자꽃이 군락을 이루고 피고 있어서
사진을 찍다보니
밀려와서 부딪히며 부서지는 물거품이
내 옷을 적시게 했다.

갯바위에 부딪히는 성난파도의 물거품은
하루종일 멈추지 않았다.

구경거리가 되지않을 만큼 지겹기도 했었다.

 

성난 파도 덕분에, 싸늘해진 해풍 덕분에...
해안가의 기온 만큼은 아주 뚝~ 떨어뜨렸다.
알바를 하는 휴일 이틀동안은
초겨울 옷으로 완전무장을 했었다.

 

불과 하루 전날에는 선풍기를 틀어놨었는데

하루 차이로 선풍기와 난로가 뒤바뀌기도 했었다.

 

마을버스에서 내린 후 알바하는 곳 까지
걸어가면서 이런저런 파도 구경을 하게 되었다.
이런 모습은

해안가에 살면서도 순간 포착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부딪히는 파도의 하얀 포말이
여름날 공원 분수대에서
뿜어지는 물보라 처럼 날아왔는데

피부에 닿는 순간 차겁게 느낄 만큼 날씨는 추웠다.

순간 포착...성난파도 였으나 멋졌다.
진짜 혼자보기 아까운 풍경이었다.

해안가 언덕에는 주인없는 오가피 열매가
다닥다닥이었다.
열매를 따다가 끓여서
차로 마시면 건강에 좋다고 한다는데...
뭐든지 새로운 것에는 겁을 내는 성격이라서
열매를 따지 못하고 사진만 찍어봤다.

바닷가에서 자라는 국화라고 해서
해국(海菊)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어느새 해안가에서 피기 시작하는 10월중순이었다.

해국(海菊)의 특징은

지금 부터 꽃이 피면 12월 말 까지 피고 지고를 반복하는데
늦가을 해안가에서 피기 시작하는 해국의 모습은
조만간에 군락을 이루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노란 털머위꽃과 보라빛 해국이 차거운 겨울 해안가 곳곳에서

예쁘게 피는 모습은 봐줄만한 풍경이 되어준다. 
해국의 꽃말은 '침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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