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텃밭을 예쁘게 만든 가을꽃들

nami2 2022. 9. 28. 21:59

이른 아침, 텃밭으로 나가는 들길에서
바람이 시원하다 못해 서늘하게  부는 날 아침에는
이슬의 흔적이 보이지 않게 되면,  무언가 섭섭한 마음인데...

바람이 미동도 하지 않는  이른 아침의 텃밭은 흠뻑 옷을 적실 만큼
이슬이 내려앉아 있다는 것이  상쾌함이 되어  하루를 또 시작하게 된다.

 

요즘은 그냥 바쁘기만 하다.
태풍이 더이상 밭작물을 괴롭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9월의 끝
본격적으로  월동 채소들의 씨 뿌릴 준비를 하게된다.
시금치, 유채(겨울초), 양파,  마늘 ...등등

누가 보면  하루종일 텃밭에서  일을 하느냐고 묻겠지만
텃밭에서 흙과 풀을 만지는 시간은  3시간 정도인데도
일을 마치고나서  집으로 가면  피곤함이 단골손님 처럼  찾아든다.
그래도 주말 알바  이틀을 빼놓고는
거의 일상이 되는 텃밭은
쉼터이고 , 일터이며,  취미생활,  자급자족이라고 말하게 된다.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텃밭에 심겨진 단감의 색깔이
황금빛  가을을 만들면서 먹음직스러워 지고 있다.

텃밭 옆에 붙어  있는  들판의 풍경도 어느새  황금색으로  변해가고 있었고
억새꽃도 한층 더 성숙해지는 모습이다.

잡초라는 이름으로
여름내내 무던히도 속을 썩이면서  텃밭의 무법자로 자라던 것이
어느새 '여뀌' 꽃이라는  가을 야생화로 거듭나고 있다.

잡초는 웬수이지만, 텃밭을 장식하는  여뀌꽃은 예뻐할 수 밖에 없다.

 

봄 부터 가을 까지

가뭄과  장마, 그리고 태풍까지  함께 했던
텃밭 식물들이  한해를 마무리 하는듯,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들만의 종족번식...
사그러 질 시간들이  가까워 오면서
꽃은 꼭 피워야겠다는 의지가  마음을 짠하게 했다.

 

두번의 태풍으로 인해  거의  인사불성이 되어서  쓰러진채 

곤드레나물(일명 고려엉겅퀴)은  마지막 안간힘으로  예쁜꽃을 피웠다.

텃밭에서 맛있는 쌈이나 나물로 한몫을 한 후

가을꽃에 합류한 '왕고들빼기'꽃도 요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꽃이다.

 

텃밭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더덕의 꽃은 

여름부터 가을까지 계속 꽃을 피우고 있다.

우리집 텃밭 한켠의  '나도샤프란'꽃도  두번의 모진 태풍으로

더이상  볼 수 없게 망가졌었는데
어느새 툴툴 털고 다시 일어나서  꽃을 피워주는 모습이 예쁘기만 했다.

쑥부쟁이꽃은  가을이 깊어 갈 수록  산 길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꽃인데

우리 텃밭에서 맛있는 산나물로 긴 시간들을 함께 보낸후 

제법 예쁘게 꽃을 피우면서, 한해를 마무리 하겠다는 뜻을 보여주었다.

텃밭 가장자리에는 쑥부쟁이를 정말 많이 심었더니

텃밭은 온통 가을꽃으로  뒤덮히는 것 같았다.

 

텃밭옆 도랑가의 고마리는 잡초였기에 

새싹이 나오는 봄 부터 계속해서  구박을 참 많이 받았지만
끝내는 예쁜 모습이 되어서
텃밭에서 일하는  시간 동안,  꽃을 보는 즐거움을 느끼게 했다.

고마리 세상이 되어가는

텃밭 옆 도랑가는 온통 꽃가루를 뿌려놓은듯한 모습이다.

 

부지깽이나물꽃(을릉도취)도 하루가 다르게 예쁜 꽃을 보여주었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텃밭은  가을꽃 세상이 될 듯 했다.

 

태풍이 지나간 텃밭은  제법 예쁜 모습이 되어가고 있다.

태풍으로 인한 모진 비바람에  상처들만 남았었는데

쑥갓, 치커리, 쪽파, 가을 무우, 대파 ...등등

예쁜 모습으로  자라고 있기에  아침마다 문안 인사를 여쭙게 된다.

 

우리집 '참취' 산나물 밭이다.

처음에는 8포기로 시작된, 참취 나물이   2년 동안 번식을 많이 했다.

두번이나 휩쓸고 간 태풍으로 인해  많이 사라져 갔고 짓밟혔다.
그래도 대부분의 시간들을,  봄부터 나와 함께 했다는것이  고맙기만 했고

태풍 탓에 많이 다쳤으면서도  예쁜 꽃을 이렇게 많이 피워주었다.

이 꽃에서 또다시 씨는 여물것이고

내년에는 참취 밭의 규모가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참취꽃

아파트  현관 입구의 화단에  '금목서' 꽃이 피고 있었다.
가을  향기라고 할 만큼  아파트는 온통 금목서 꽃향기이다. 
10월의 시간들을 온통  멋진  가을향기로 만들어주는 금목서  덕분에
계절은  어느덧  깊은  가을로 줄달음치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