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거센 비 바람을 이겨낸 텃밭

nami2 2022. 9. 20. 22:10

계속해서  날아 들어오는 문자  메세지에 의해서  더욱 요란했던  태풍은  착하게 지나갔지만
텃밭에서의   할 일은  생각보다 훨씬 많았기에 , 이른 아침 부터  부지런을 떨어야 했다.
우선  휘몰아치던, 거센 비 바람에 의해서  상처를 입은 채소들을  보살펴야 했고
바람 따라 날아오는  해충들이 틈새를 노리고  훼방을 놓을까봐  

친환경 병해충 약으로  예방을 해야 했으며
빗줄기에 흠씬 두둘겨 맞은  뿌리가 기력을 찾으라고  영양제를  뿌려줘야 했다.

그냥 밑거름에 맡긴채  농사를 지어야  했던, 초보농사  짓은  
텃밭농사 7년차에게는  용납이 되지 않았기에  낮시간은 모두 텃밭에서  보내야 했다.

그래도 채소들은 모두 보살펴줘야 하는 것들뿐이지만

생각외로 꽃이 피는 식물( 잡초 포함)들은 

태풍과는  전혀 상관 없는 듯, 참 예쁘게도 꽃을 피우고 있다는 것이  마음을 밝게 해주었다.

 

여름 내내 텃밭옆 도랑가에서  잡초라고 구박을 했던 '고마리 '가  아주 예쁘게 변신을  했다.

이렇게 예쁜 잡초를 보았나요? 누군가에게 묻고 싶어졌다.
잡초였지만  야생화 '고마리'라는 이름으로  야생화 도감에  올려져 있건만
지긋지긋한 잡초라고  구박을  참 많이 했었는데, 너무 꽃이 예뻐서 할말이 없어졌다.

고마리는 물을 정화시켜주는 작용을 하는 식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 축산 농가에서는  주변에  고마리를 심어서 폐수를 정화시키기도 한다.

우리나라 각 처에서 자라는 덩굴성 한해살이 식물이다.

고마리 꽃말은 '꿀의 원천'이라고 한다.

 

텃밭  한켠의 취나물이 제법 예쁘게 꽃을 피웠다.
가을속으로  들어온   '참취'는 비록 바람에 의해 몽땅 쓰러졌지만  

종족번식을 하기 위해 쓰러진채, 꽃을 피우는 모습이 대견해서
씨가 생겨서 바람에 날아 갈 때 까지 그냥  예쁘게  봐주기로 했다

쑥부쟁이 나물도  꽃을 피우기 시작 했다.
모두 종족번식을 위한 '씨 만들기 '대열에 합류 한 것 같았다.

                   왕고들빼기 꽃

텃밭에서  터줏대감 역활을 하고 있는 맨드라미꽃도 더욱  예뻐져가고 있었다.
텃밭에서 여름을 지키면서 가을을 기다리던  코스모스는

두번의 태풍에 의해서 흔적없이 사라져 갔지만, 맨드라미는  꿋꿋했다.

                  닭의장풀꽃

닭의장풀꽃은 가을이 깊어 갈수록  색깔이  짙어지고  성숙해져 가고 있다.

                  홑삼잎국화꽃

 

삼잎국화는 나물로 뜯어 먹으려고 심었는데
가을에 꽃으로  마무리 하는 모습이 예뻤다.

텃밭 주변에 심어놓은 '아스타' 꽃이 제법 예쁜 색깔로 변신중이다.

 

태풍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잘 자라고 있는 채소는  치커리와 쑥갓이다.
어린 채소일수록 태풍 피해가 없었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런데 당근은  두번의 태풍에 의해 수난을 겪었다.
무지막지한 빗줄기가   뿌리를 못살게 했다.
땅 위를 사정없이 두둘기는 빗줄기는  연약한  당근 뿌리를  녹아내리게 했다.
당근을 위해서라도 더이상 태풍에 의한 비 비 바람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당근쥬스를 만들어 먹기위한  나의 유일한 영양제인데.....

해마다 찾아오는 태풍에 의해 , 가을당근은 늘 수난을 겪게된다.

 

두번의 태풍에도 꿋꿋하게 자라고 있는 '케일'이다.
빗줄기에 흙이 파여서 뿌리가 쓰러졌지만

잘 다독거려 주면  또다시 싱싱한 모습이 되어주는 것이 예쁘기만 했다.

 

가을무우는  9월초에 찾아온 첫번째  태풍 때는 수난을 많이 당했지만
두번째 태풍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텃밭 채소중에  가장 예쁘게  자라고 있다.
빽빽하게 자란 무우잎을 솎아 주었고 ,  무우가 잘크라고  흙을 돋아주었으며

영양제 주고 , 달팽이 달려들지 말라고   커피가루 뿌려주고...

그리고나서 솎은 열무로  김치를 담근 것으로  마무리 잘했다.

우리집  올가을 배추 농사는 꽝이다.

배추 꼬라지가 엉망이다.
9월의  첫번째 태풍과  엊그제 두번째 태풍이 몰고오는   숱한 바람들이  배추를 못살게 했다.
나의 정성을 얼마나 받아드릴런지는 모르나 , 배추 키우기 과제가 큰 숙제로 남았다.
마트에서 구입하는 배추보다,  직접 농사 지은 배추가 맛있다는 것이  

배추 김치를 맛본 가족들이  입 버릇 처럼 하는  칭찬의 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심심풀이로 다녀간  태풍이 한 짓중에  가장 열받는 것이  망가진 배추 밭이다.

 

텃밭 주변의 대봉감이 제법 가을임을  말해주고 있다.

짙어만 가는 감의 색깔을 바라보며, 깊은  가을을 가늠할 것  같다.

 

언제쯤 수확을 하게 될런지?

아마도 11월 쯤이 아닐까

사과향기와 함께   익어가는  사과가 점점 먹음직스러워져 가고 있다.

텃밭 주변에 수수를 키우는  곳이 있었다
못된 새들 때문에 수수 키우는 것이  참 힘든 일인데  

제법  멋진  모습이 되어가는  수수밭에서 자꾸만 걸음을 멈추게 한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했던 말은 모두 만들어낸 옛말이다.

까치....지긋지긋한 밉상으로 전락했고

나비....가을 채소밭에 파란벌레는 모두 나비가 알을 까기 때문이고

달팽이.... 배추를 갉아먹으며  배추 속에 까만 똥을 싸놓는  지긋지긋한 밉상

까치와 나비, 달팽이가 지긋지긋한 존재라는 것이, 텃밭 농사 지으면서  알게 된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