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어스름 어둠이 내리는 저녁에

nami2 2022. 8. 27. 21:33

처서가 지난지 며칠 밖에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선선해지는  기온의 변화에 의아해 하며

어둠이 내리는  저녁에 걷기운동을 핑계삼아  해안가 어촌마을의 주변을 한바퀴 했다.
영영 가을이 오지 않을 것 처럼 뜨거웠던 폭염의 횡포는 슬그머니 꼬랑지를 내리는듯...

기온의 변화에 반가워 하면서 , 가을이 어느 만큼 오고 있는가를  눈으로 가늠해보고 싶어졌다. 
한낮에는  여전히 찌는듯한 무더운  여름날이었지만
해가 지면서 느껴지는  서늘한 바람은 영락없는  가을바람이었다.

진짜 이대로 가을을 맞이해도 되는 것인가  하면서  마음속은  어느새 가을마중을 하고 있었다.

 

분꽃 향기가  저녁 산책길을  우아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괜히 흐뭇해졌다.

어스름 저녁 무렵 부터,  곱게 꽃이 피는 분꽃의 향기가 어찌 그리 좋은 것인지?

혼자서 느껴보는 분꽃 향기가 아깝기만 했다.

 

골목어귀의  한아름의 분꽃!!

정말 혼자 보기 아까웠다.

가을 마중을 하는 서늘한 바람을 타고, 골목길 주변을 꽃향기로 만든다는 것이  멋졌다.

 

무화과의 계절인듯

가는 곳마다  무화과가 시선을 자극했다.
가을이 오고 있음은  무화과의 익어가는 모습에서 느낄 수 있었다.

 

곧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나게 하는 대추의 먹음직스러움이다.

햇대추로 차롓상에 올려도 될법한 모습이  자꾸만 눈에 띄게 했다.

 

과연 추석쯤에 사과가 익을 것인가?
괜한  걱정을 해봤다.

그래도 점점 성숙해져가는 사과의 모습으로 가을을 맞이할 것 같다.

 

마을 주변  실개천 옆, 나무 위에서  멋진 녀석이  폼을 잡고 있었다.
길을 걷다가  나무 위를 올려다본 것이 화근이 되었다.

그냥 못본체 지나갈 수도 없고, 또다시 사진찍기....

 

왜가리 녀석이었다.

이녀석!!
사진을 찍히고 있음을 의식했는지
움츠린 목을 길게 뺀채  멋지게 폼을 잡아주었다.

저녁 6시쯤이었기에 , 거의 흑백사진 수준이었지만 그냥 멋져보였다.

 

어느집 울타리에 석류가 다닥 다닥이다.
가을이 저만치 오고 있음을 실감해본다.

집집마다 빨갛게 익어가는 석류가 눈에 띄었다.

가을은 석류의 계절이라는  아주 오래전의 유행가 가삿말이  생각났다.

빨갛게 익었어도 그다지 맛이  있을 것 같지도 않은, 시큼털털한 맛...

그런데, 주택가  담장 한켠에는  꼭 석류나무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이 궁금하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