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여름의 끝자락이라는 계절의 밤 기온은 서늘했다.
벌써 가을인가 할 정도로 날씨가 서늘해지다보니
텃밭의 식물중에서는 스스럼없이 사그러드는 식물이 더러 있었다.
그중에 옥수수가 가장 먼저였고, 그 다음은 애플 수박이었다.
그동안 싱그러움을 잘 보여주던 애플수박은
여름의 시간이 끝이났음을 보여주는 듯 갑자기 사그러들었다.
마지막으로 딱 한개 남아있던 애플수박을 따내면서
맛이 어떨까 궁금해 했더니
골프공 만한....
아주 작은 애플수박의 맛은
달콤했고 향기가 좋았으며, 뒷맛은 섭섭하고 아쉬운 맛까지 들어있었다.
이른 아침에 텃밭에서 처음 만난 꽃은 나팔꽃이었다.
오전 6시의 나팔꽃의 싱그러움은 그냥 예뻤다.
나팔꽃 형제들의 모습은 가던 길을 멈추게 할 만큼 신기하게 보여졌다.
텃밭에서 마지막을 장식한 애플수박의 크기는 내 주먹보다 더 작았다.
탁구공보다는 조금 크고
골프공 보다는 약간 작은 모습인데 과연 속은 어떨것인가 궁금했다.
애플수박은 너무 작아서 한 입에 그냥 넣어도 될 만큼의
아주 작은 접시에도 여유스러웠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속이 빨갰으며, 까만씨가 통통 여물었다.
작았어도 수박이라 것을 존중해주고 싶었다.
4등분으로 썰어놓은 애플수박의 크기는....
우리집 베란다에 핀 '애플쟈스민' 꽃이
애플수박을 마지막으로 떠나 보내는 것을 아쉬워했는지, 유난히 예쁘고 향기도 짙었다.
요즘 텃밭에는 부추꽃이 하얗게 피기 시작 했다.
초가을이라는 것을 체험하라는 것 같았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점점 성숙해지는 텃밭의 봉숭아꽃
며칠동안 질질거리며 비가 내렸었다.
그래서 무성하게 자라는 풀과의 전쟁은...
질질거리며 내리는 비 덕분에 더욱 기승을 떨었다.
엉망이 된 풀숲을 정리하다보니, 한켠에서 묵묵히 꽃을 피우고 있는 하얀꽃을 발견했다.
해마다 이맘때, 텃밭에서 예쁜 모습으로 여름끝을 장식하는 '나도샤프란'이었는데
그동안 비가 자주 내리면서 풀이 무성하다보니
어쩔수 없이 외면당했던 꽃이었음에 미안함이 마음속을 헤집어 놓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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