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는데, 서울을 중심으로 곳곳에는 물난리가 났다고 걱정들을 하고 있다.
올해는 비 피해가 남부지방이 아니라 중부와 북부지방인듯....
몇차례나 태풍소식은 있어도 가뭄과 폭염으로 지긋지긋한 여름을 보내고 있는 것에 비하면
또 한쪽에서는 태풍으로 인한 비 피해로 염증을 일으킨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 하다고 생각해본다.
진짜 더워도 너무 덥다는 생각뿐인 요즘인데
어제가 '입추'였고, 일주일이 지나면 '말복' 그리고 또 일주일 후에는 '처서' 라는 것이 무한한 기다림을 갖게한다.
열대야가 계속 되면서 밤인지, 낮인지 구분을 못하는 매미들의 울음소리는 첫새벽 5시20분쯤에도 여전했다.
오전 7시가 지나면 견딜수 없는 폭염 때문에 텃밭으로 나가는 시간이 더욱 이른시간이 되었다.
겨울 같으면 캄캄한 밤중이라고 할, 오전 5시 20분에 잠이 덜 깬 상태로 밭으로 나가야 했다.
어차피 채소를 심어놓고 지급자족을 하기로 했으면, 덥거나 말거나 밭으로 가서 할 일을 해야 하건만
더워도 너무 덥다는 것이 비명처럼 들려오는 사람들 소리에 같은 마음이라고 중얼거려보는 여름날이다.
그래도 여름에 절정으로 꽃이 피는 '더덕꽃'은 예쁘게 피고 있었다.
텃밭으로 나가면서 어느집 담장가에 핀 더덕꽃 앞에서 발길을 멈췄다.
이른 새벽이라도 꽃을 보면 자동으로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 스마트폰 세상이라는 것이 재미있었다.
이른아침, 아직 해가 뜨기 직전이라서 약간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지긋지긋할 만큼 수없이 따먹었던 오이넝쿨도 거의 끝물이 되는듯 했다.
띄엄 띄엄 오이는 눈에 보였지만, 그렇게 잘생긴 편은 아니었다.
구부러지고, 못생기고, 퉁퉁하고...그래도 많은 오이를 제공했었기에 마지막 까지 관리를 하려고 한다.
요즘은 날씨가 너무 더워서 이틀 정도 놔두면 고추가 빨갛게 익은 것이 물러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빨간 고추를 따기위해 이른 새벽 부터 부지런을 떨어야 했다.
비가 내리지 않아도
더러는 갈증을 해소 해주는 이슬 때문에 깻잎은 부드럽게 크고 있는 것 같았다.
3일만에 텃밭에 나갔더니 깻잎을 따야 할 만큼 예쁘게 자라고 있었다.
여름상추는 폭염 때문에 그다지 예쁘게 자라지 않는데
흠뻑 내려주는 아침이슬 덕분인지 뜯어먹을 만큼 예쁘게 자라고 있었다.
이 상추는 고라니가 먹지 않는다는 것에 선택을 잘한듯 했다.
왜냐하면 청상추는 고라니가 입을 대고 뜯어먹어서 스트레스인데, 꽃상추는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폭염이거나 말거나, 비가 내리지 않거나 말거나
끊임없이 넝쿨을 뻗어가는 나팔꽃이 이렇게 번식력이 강한 식물인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울타리 삼아 심어놓았던 나팔꽃이 텃밭 한 곳을 완전 점령해버렸다.
끝자락으로 가고 있는 여름 그리고 무더위는 식물들을 완전히 초토화 시키고 있었다.
그렇게 싱싱하게 잘 자라던 채소들이 모두 항복을 당한듯 했다.
모두 비실비실 죽어가고 있다.
그래도 여름 끝자락이니까 그러려니 해보지만, 죽어가는 것들을 보면 그냥 스트레스가 되는 것 같았다.
토마토는 시름시름 .... 한포기 한포기씩 시들어가더니
마지막 2포기 까지 모두 끝이나버렸다.
올해 토마토 농사 절반 정도는 엉망이 되어 버렸다.
오늘 아침에
땡초 1포기, 꽈리고추 1포기, 아삭이 고추 3포기를 뽑아냈다.
잦았던 비, 그리고 한달 가까이 흐린날이었던 장마가 끝나면서 폭염이 시작되었고
가뭄과 폭염 때문에 하루가 멀다하고 주저앉아 버렸다.
20포기 정도 된 '아삭이고추와 미인고추, 모닝고추, 오이고추'
이제 겨우 4포기 남았다.
맵지 않고 아삭거려서 끼니 때마다 반찬걱정을 덜어주던 녀석들인데....
텃밭 가장자리에 심어놓은 맨드라미가 제법 잘자라고 있다.
곧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닭벼슬 같은 빨간꽃을 피울텐데, 잎사귀는 몽땅 총탄구멍이 되었다.
벌레가 맨드라미 잎사귀를 그렇게 좋아 할 줄 몰랐다.
봉숭아 잎사귀와 맨드라미 잎사귀를 비교해보면
봉숭아 잎사귀는 깨끗한데, 맨드라미 잎사귀는 구멍이 뻥뻥...총알받이가 되어 있다.
오늘의 수확물에서 마지막 토마토는 완전 볼품이 없었지만 맛이 있었다.
오이도 볼품 없었고, 가지는 벌레구멍이 보였다.
폭염과 가뭄이라는 것이 채소들의 수난시대가 온듯 했다.
분꽃은 오후 늦게 피는 꽃이다.
텃밭 한켠에 심어 놓은 것이지만, 아침에는 절대로 볼 수 없는 꽃이라서
저녁시간에 일부러 '분꽃' 구경을 하러 가본다.
아무리 더워도 분꽃은 더위와 가뭄과는 상관없는 꽃 처럼 보여졌다.
오후 5시 이후에는 어김없이 꽃을 피워서
더위때문에 지루했던 하루의 시간들을 보상 해주는 것 처럼 마음 까지 편안하게 해준다.
밤의 기온은 아직도 30도.... 진짜 악몽같은 밤이라는 것은
선풍기 틀어놓고 잠을 자다보니 여름감기가 은근히 사람을 잡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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