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태풍 '바비'가 찾아온다고 하루종일 문자가 쉴새없이 날아들었다.
강한 바람에 시설물 관리에대한... 아파트 관리실에서 알리는 스피커 소리 까지 더욱 짜증스러웠다.
코로나에 대한 확진자 동선과 3단계로 가기전의 당부하는 문자 메세지가 이제는 스트레스가 될것 같았는데
태풍에 대한 주의사항이 곁들여지는, 하루종일 들려오는 폰의 알림소리는 어찌보면 무감각이 되는듯 했다.
얼마나 강한 태풍이 오기에 그리도 난리인가, 실제로 바다에 나가 보았다.
서해쪽으로 온다는 태풍 '바비'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동해남부 일광해수욕장은 너무도 평온했다.
일기예보는 오늘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오늘, 내일, 모레까지 비올 확률은 80%였다.
그런데 온다는 비는 내리지 않고, 무더위가 기승을 떨었다.
밤 낮 구별없이 땀을 흘리게 하는 더위는, 심술난 놀부 심보처럼 무지막지한 더위로
사람들을 지치게 하는 것 같은데, 처서가 지난 막바지의 여름 횡포로 봐줘야 할 것 같았다.
걷기운동을 하기위해 일부러 집에서 부터 동해남부 일광해수욕장 까지 걸어갔다.
왕복 13,210보의 걸음이었다.
태풍으로 인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지 않을까
기대를 잔뜩하고 걸었지만 바람은 커녕 마스크가 땀에 젖을 만큼 후덥지근한 날씨였었다.
아직은 8월인데,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서 일광해수욕장에는 단 한명의 사람도 없었다.
여름바다 해수욕장이 맞는가 할 정도로....
가끔씩 저녁산책 나온 주변 사람들이 눈에 띄였지만, 모래사장을 걷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이맘때 숲속 주변에서 느껴지는 꽃향기 따라 '칡꽃'을 찾게 되는데, 올해는 칡꽃도 귀했다.
너무 많은 비가 내렸기에 칡꽃 봉오리가 처음 부터 생겨나지 않은 것 같았다.
하얀 참취꽃이 피기 시작했으니, 계절은 분명 처서가 지나서 가을의 문턱에 다달은 느낌이다.
꽃범의꼬리
봉숭화
피기 시작해서 꽃이 질 때 까지 백일동안 이땅에 머문다는 '배롱나무꽃'이 요즘에 피는 유일한 꽃이다.
잡초들 까지도 더위에 지친 모습인데, 배롱나무꽃은 볼수록 예쁘다.
배롱나무꽃
닭의 벼슬 같아서 어찌보면 징그러운 것 같은 '맨드라미'꽃이지만
어린시절에 보았던 그모습 그대로 변함이 없는 꽃이기에 그냥 반가운꽃이다.
사과가 익어가고 있다.
수확시기가 언제인지는 모르나, 분명 가을이 온것 같았다.
마스크라도 부담없이 착용할 수 있도록 날씨라도 선선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태풍소식과 함께 폭염은 더욱 더 절정에 다달아서, 정말 숨이 막힐 만큼 더웠다.
계절의 교차점에서 더위가 할수있는 마지막 발악인 것이라 생각했다
처서가 지난 들판에서는 하나씩 둘씩 익어가는 과실들이 눈에 띄었고,
벼가 꽃이 피는 모습이랄까, 벼가 생겨나는 과정에서 나오는 구수한 향기가 가을이 오고 있음을 느꼈다.
가을에 대한 막연한 기다림....!
그럴리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가을 바람에 징글징글한 코로나가 사라지지 않을까 " 였지만
그것은 바램일뿐, 현실은 마스크 착용에대한 인내심이 필요한 것뿐인 것 같았다
'그림 > 야생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암자 주변의 여름꽃 (0) | 2020.09.14 |
---|---|
여름날의 끝자락에서.... (0) | 2020.08.31 |
해안가에 핀 꽃 (0) | 2020.08.23 |
장대비가 내리던 날에 (0) | 2020.08.09 |
분꽃이 핀 산책길에서 (0) | 2020.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