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 태풍'마이삭'이 오고 있다는 소식이 반갑지는 않았지만
엊그제 까지만 해도 열대야의 조짐에 밤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더웠건만
태풍이라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한 존재인 것 같았다.
나뭇잎의 흔들거림에 바람이 시원할 것 같아서 선풍기를 끄고 창문을 열었더니
풀벌레소리 요란한 10월의 어느날을 생각나게 할 만큼, 늦은 밤의 바깥 공기는 너무 시원했다.
여름의 끝자락이긴 하지만, 아직은 더워야 할 시기에 태풍의 덕을 본다는 것은 하루 이틀이고...
부산을 관통하여 울산으로 빠져서 동해로 간다는 태풍의 경로는 또 한바탕 이곳을 쑥대밭으로 만들지 않을까?
부산과 울산의 중간지점인 이곳은 벌써 부터 염려스러워서 태풍대비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방파제 너머로
아스라이 바라보이는 하얀등대가 그냥 멋져보인다.
태풍이 잦은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는 태풍때문에 이렇게 방파제가 많이 조성되어 있다.
여름 바닷가에
민들레꽃 비슷한 노란꽃이 제법 피기 시작했다.
언뜻 보면 민들레꽃 같아서 착각을 하겠지만, 민들레꽃 보다는 약간 더 꽃이 탐스러워 보이는 '샤데풀꽃'이다.
샤데풀꽃
여름 끝자락에도 '배롱나무꽃'은 여전히 흩으러지지 않는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었다.
꽃꽂이를 해놓은듯한 모습이 예쁘다.
올해는 여러종류의 '분꽃'을 참 많이도 보는 것 같았다.
코로나 때문에 늘 집 주변에 머물다싶히 하니까, 근처의 시골동네 골목길을 다니면서 자꾸만
보물찾기를 하듯, 꽃을 찾게되는 것은 아닌지?
두릅꽃
하필이면 '도둑놈의 갈고리'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알수가 없다.
꽃이 귀한 한여름날의 숲속에서는 이꽃도 귀한 꽃인데....
밤이 익어가고 있다.
처서가 지나고, 칠월 칠석도 지나고, 밤의 기온이 내려간다는 '백로'가 코 앞이다.
그러나 저러나 찬바람이 불면, 독감도 조심해야 하는데, 코로나는 언제쯤 이땅에서 물러갈런지?
늦가을에 숲길에서 구슬 처럼 예쁜 빨간열매의 주인공인 '배풍등'꽃이다.
이질풀꽃
길가에 핀 한송이의 '엉겅퀴'꽃이 보기에도 앙증스러울 만큼 예뻤다.
한송이만 더 피어 있었으면, 좋았을것을... 아쉬움이 컸다.
이른 아침에 피는 나팔꽃도 폭염은 싫어하는 듯, 아침부터 내리쬐는 강렬한 햇빛 때문에
일찍 꽃송이를 오므리는 것 같았다.
오전 9시도 안되었는데....
바람이 시원해서 가을이 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더니, 그것은 확실한 착각이었다.
반갑지도 않은 불청객이 오고 있다는 소식이다.
어디서 오고 있는지는 관심밖에 있지만....
제주를 거쳐서 남해를 지나, 부산을 관통하여 울산을 거쳐서 동해로 빠져나간다는 9호 태풍 '마이삭'이다.
덕분에 부산과 울산의 중간 지점에 있는 이곳은 벌써 부터 긴장하고 있다
포구에 정박된 작은 어선들이 모두 육지로 올라가니 포구는 더욱더 을씨년스러워 보였다
코로나로 인해서 인적드문 해안가로 변하더니, 태풍으로 인해서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걱정스러워진다
'그림 > 야생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취운암으로 가는 숲길에서 (0) | 2020.09.21 |
---|---|
암자 주변의 여름꽃 (0) | 2020.09.14 |
강한 태풍이 온다는데..... (0) | 2020.08.26 |
해안가에 핀 꽃 (0) | 2020.08.23 |
장대비가 내리던 날에 (0) | 2020.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