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에 쏟아진 물폭탄은 하루종일 많은 사람들을 긴장시켰다.
올해들어서 최악의 물난리이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것은
앞으로 찾아올 태풍들로 인한 강풍과 폭우가 얼마나 많은 고통을 안겨줄런지는 아직은 미지수이다.
이곳 아파트에 산지 12년만에, 그렇게 긴박한 멘트가 스피커로 몇분 간격으로 들려오는 것을 처음 겪었다.
지하1층과 2층에 주차된 차를 빼내서 지상층 도로에 주차시키라는 것이었다.
지대가 높은 산밑의 아파트 였지만, 산에서 흐르는 물이 폭포수가 되어 지하주차장으로 흘러들어 간 것 같았다.
한밤중의 소동은 이곳저곳에서 아우성 소리가 들리는듯
집 주변의 송정 바닷가와 해운대 바닷가 주변이 침수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집주변도 온통 침수 소식인데
오늘의 날씨는 맑고 푸른 하늘에 바람까지 시원하게 불어주어서
한밤중의 물난리는 언제 그랬나 할 정도로 멀쩡한 날씨가 되어준것이 고마운것인지, 그냥 화가났다.
무지막지한 천재지변이 한두번도 아닌데, 또 당하고 ,복구하고, 또 겪어내고, 반복적인 일에 그냥 할말을 잃게 한다.
태종대 일주도로를 걸으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은 '자갈마당'이었다.
긴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에는 약간 힘이들었지만, 그 정도의 계단은 얼마든지 즐길수 있는 곳이다.
깨끗한 자갈도 있었고, 해녀들의 잡아온 싱싱한 해산물도 먹을수 있었지만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야생화가 많다는 것이다.
참나리꽃, 원추리, 돌가시나무꽃, 가을에는 해국과 털머위꽃 ..등등
계요등꽃이 예쁘게 핀 곳에서 내려다보이는 아찔한 절벽은 무시무시했지만
꽃사진을 찍을때는 어디에서 그런 용기가 나오는것인지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 신기했다.
태종대 자갈마당 전경
참나리꽃이 콩알만하게 보이는 곳이라면, 얼마나 거대한 암벽이라는 것이 실감한다.
그런 암벽에서 꽃이 핀다는 것은 아무리 들여다봐도 불가사의 한데
생명이 살수 있는 곳은 한계가 없는듯 했다.
암벽에서 살아가는 '참나리꽃'
돌가시나무꽃
이렇게 척박한 곳에서 꽃을 피운다는 것이 너무 신기해서 자꾸만 사진을 찍게 되었다.
계요등꽃은 숲길이나 들길에서도 많이 보는 꽃인데
해안가 절벽 주변에서도 제법 많이 살고 있음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태종대 자갈마당에서 바라보이는
윗쪽 암벽 주변으로 올라가서, 밑을 바라봤더니 까마득한 절벽이었다.
자갈마당에서 오른쪽으로는 유람선을 타는 선착장이며
파도 때문에 물보라가 심한 선착장을 지나서
암벽 사잇길을 곡예를 하듯 따라가면, 곳곳에 낚시하는 사람들이 보이며, 너른 마당같은 갯바위가 있다.
자갈마당으로 내려가는 긴 계단을 다시 올라가서
왼쪽 숲길로 들어가면, 암벽 뒷쪽에 휴식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며, 그곳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볼만했다.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숲길에서 만난 자연버섯 (0) | 2020.08.17 |
---|---|
좁다란 골목길 에서 (0) | 2020.08.04 |
태종대 도로를 걸어서 한바퀴 (0) | 2020.07.21 |
산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0) | 2020.04.22 |
아파트 뒷산 등산로 (0) | 2020.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