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숲길에서 만난 자연버섯

nami2 2020. 8. 17. 22:49

긴 장마가 지난후 ,눈에 띄는 것은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잡초이고, 피부로 느껴지는 것은 폭염이며

숲길에서 보여지는 것은 꽃이 아닌 버섯들뿐이고

뉴스에서 나오는 것은 없어져야 되는 코로나가 다시 활개를 친다는....재미없는 세상이야기뿐이다.

31도~33도의 날씨는 그냥 일상적인 한여름 날씨라고 생각하면 되건만

워낙 오랫동안 비가 내리는 날이 많다보니, 새삼 폭염이라는 것에 적응을 못하고 기력이 탈진 되는듯 했다.

더구나 낮인지 밤인지 분간 못하는 매미가 밤새도록 울어대는 것은 열대야가 심하다는 뜻인데

늦도록 잠을 못이루다가 새벽녁에 잠이드니

그래도 시원하다는 이른 아침에 일어나지 못함에, 하루일과가 엉망이 되는 요즘이 짜증스럽기만 하다.

 

물소리가 시원스럽게 들리는 통도사 숲길은 폭염과는 상관없이 언제든지 걸을만한 길이다.

잠시잠깐 소나무 사이로 삐져나오는 강렬한 햇빛도 숲그늘에서는 허용이 되지 않는듯...

그래도 한여름이기에 이마에 구슬땀을 자꾸만 닦아내게 된다.

꽃이라고는 일주문 곁에 배롱나무꽃뿐인 여름날 숲길의 이곳저곳에서는 긴 장마의 잔재처럼 버섯들이 얼굴을 내민다.

물론 독버섯인줄 알지만, 그래도 한여름에 한번쯤은 꼭 볼 수 있는 버섯들을 사진 찍게된 진짜 이유는

주의산만한 내 행동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30여분 소요되는 숲길을 걷기에는 너무 지루했기에

버섯이라도 찍으면서 걸어가보자는 얄팍한 이기적인 생각이 유혹을 했기때문이다.

 

 어릴때는 이 버섯을 '밤버섯'이라고 해서 식용하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지금은 야생버섯 도감에 다른이름으로 기록되어 있었고, 식용여부는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나무뿌리 사이에서 어렵게 얼굴을 내미는 모습의 버섯이 신기했다.

 

 다발구멍장이버섯(다발방패버섯)

 가을에 침엽수림 내 땅위에 무리지어 발생한다는 이버섯은 식용버섯이라고 한다.

 한국, 동아시아, 유럽, 북미에 분포하며

 가을에 소나무림 내 지상에 발생하며, 전체가 황백색이고, 갓 하면은 미세한 관공으로 되어 있으며

 여러개의 갓이 문쳐 집단으로 성장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독버섯이다.

 

 냄새무당버섯이라고 하는 이 버섯은 매운맛이 있어서 식용불가능한 버섯이라고 하는데

 북한에서는 붉은 갓버섯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숲속에서는 예쁘다고 생각되는 버섯은 모두 독버섯이라고 한다.

 

 독버섯이다.

 

 독버섯이다.

 

 졸각버섯이라고 하는 이 버섯은 어릴때 많이 먹었던 버섯이다.

 야생버섯 도감에 확실하게 식용버섯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어릴때 '가지버섯'이라고 해서 많이 따다가 먹었던 버섯이다.

 이 버섯이 눈에 띄길래 반가워서  몇개 따다보니, 다른 버섯들까지도 사진을 찍게 되었다. 

 지금은 잊혀진 입맛이지만, 어릴때 살던 고향마을에서는 누구나 많이 먹었던 그리운 버섯이다.

 

 덤불속에서 앙증맞게 얼굴을 내미는 녀석도 있었다.

 물론 독버섯이겠지만 그냥 관심을 가져보았다.

 

 숲속에서 자라는 자연버섯은 지방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기 때문에 확실하게 적을수는 없었다.

 이름이 맞다, 아니다로 논란이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어릴때 먹었던 식용버섯으로 알고 있지만, 지금은 선뜻 따올수가 없었다.

 

 독버섯이다.

 

 식용가능한 버섯이라고 하는데

 전문가없이는 함부로 먹으면 안된다는 것이 상식처럼 되어 있는 요즘이다.

 

어릴때 뒷산에서 따다가 먹었던 식용버섯이라는 것을, 해마다 장마철이면 생각이나서 숲길을 걸을때는

으례히 자연버섯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어린시절의 외갓집은 깊고 깊은 두메산골이었기에  야생버섯을 많이 먹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청버섯, 갓버섯, 밀버섯, 가지버섯, 밤버섯, 싸리버섯, 오이꽃버섯,참나무 가다발버섯, 송이버섯,능이버섯...등등

그랬던 기억으로 통도사 숲속에서 진짜 예전에 먹었던 버섯을 따느라 시간을 소비했건만

분명히 많이 먹었던 버섯이라서 반가움으로 ,여동생에게 사진으로 보여주니까  먹지말라고 했다. 

이유인즉, 어머니가 안계신 세상에서는 믿을수가 없는 버섯이라고....

어머니가 만들어주셨던 야생버섯이었지만, 그 어머니가 안계신 세상에서는 맘놓고 먹어서는 안되는 버섯이라는것이

또하나의 서글픈 존재가 되었다는 것에 말문이 막혔다.

아까웠지만 어쩔수없이 버려야 했던 귀한 버섯 앞에서, 잠시잠깐 추억 속을 헤메다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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