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머리를 언제나 코로나로 시작한다는 것이 생각만해도 웃음이 나온다.
그만큼 일상 깊숙한 곳 까지 파고들어온 코로나의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는 아직도 생각중인데
언제 부터인가 글을 쓰게 되면, 코로나가 약방의 감초 처럼 빼놓아서는 안되는...
오히려 글을 이어주는 역활을 한다는 것이 어이가 없다는 것이다.
코로나 때문에 태종대의 이맘때 수국축제는 개최도 못했었고, 계속해서 내리는 폭우 때문에
다누비 관광열차도 운행을 하지 않아서 어거지로 태종대를 걸어서 일주하게 되었다.
태종대를 걸어서 한바퀴 했던 시간들이 벌써 20년이 되었음을 새삼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았다.
코로나 때문에도 그렇지만, 며칠동안 내린 폭우로 인해서 태종대 입구는 썰렁했다.
부산에서 관광1위 장소라고 하는 곳인데....
더구나 다누비열차까지 모두 중단되어서, 억지로 걸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피곤하게 했다.
언덕 밑의 까마득한 아래에서 눈에 띄었던 버섯이 영지버섯인줄 알았다.
태종대 일주도로의 곳곳 숲속은 ,함양의 천년숲 처럼 울창했기에 영지버섯쯤은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면서 사진을 찍었더니, 이름 모르는 버섯이지만 약용버섯인듯 했다.
다누비열차가 마지막 지나치는 태종사에서 부터 일주도로를 걷기 시작했다.
안개비가 내려서 날씨는 추웠고, 전설의 고향에서 나올법한 음산한 분위기는
그러잖아도 겁이 많은 내게는 유쾌하지 않은 산책코스였다.
더구나 사진찍기에는 최악의 날씨여서
모처럼 시간내어 찾아간 관광지에서 찍은 사진도 몇장 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랬다.
안개비는 날씨 까지 안개속으로 집어넣는듯 했다.
예전에는 모든이들이 '자살바위'라고 했던 곳이 '신선바위'로 지명이 바뀌어 있었다.
어째튼 자살바위로 내려가는 산책로는 왜그렇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는지?
잔뜩 겁먹은 몰골로 멀리 보이는 '주전자바위'를 겨우 사진 찍어봤다.
수평선도 보이지 않는, 안개비 내리는 날에 태종대의 관광은 꽝이었다.
부산 영도구 동삼2동에 있는 명승지 '신선바위'는 국가지정 명승제17호라고 한다.
이름의 유래는 신라 태종 무열왕이 들려서 활쏘기를 하고 연회를 개최했던 곳인데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이 멋진 풍광을 만들었기에 바라보는 것 보다는 직접 해안가로 내려가서
관광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30년전이나 20년전에도 저곳 까지 내려가서 해녀가 잡아오는 해산물도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어쩐일인지 나이가 먹어갈수록 고소공포증에 시달리다보니
심장이 멎는 것 같은 두려움과 오금이 저릴 만큼 무서운 공포감이
언덕위에서 절벽아래를 바라보는 것도 힘들어서 사진만 겨우 찍었는데,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며칠동안 내렸던 폭우로 인해서 신선바위로 가는 산책로를 막아놨다는것이었다.
태종대 모자상은
세상을 비관하여 전망대에서 자살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어머니의 진한 사랑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여, 삶의 안식과 희망을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1976년에 설치하였다고 한다.
태종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주전자섬'
전망대 난간 끝에서 후둘거리는 다리를 겨우 진정시켜서 사진 몇장을 찍어 보았다.
깎아지른 기암괴석의 수십길 낭떨어지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무시무시해서
사진 찍으면서도 아찔함을 몇번씩이나 느꼈다.
더구나 날씨까지 우중하게 안개비가 내리는 날이라서, 이날의 태종대 주변은 그냥 두려웠다.
30년 전에는 태종대 곤포의집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기암괴석의 멋진 풍경을 모두 보았었는데
30년이 지난 지금에는 유람선은 커녕, 사진 찍는 것도 현기증이 나서 청심환을 먹어야 할 상황이었다.
태종대 전망대
숲길에서 만난 마귀광대버섯은 독버섯이지만 그냥 찍어봤다.
우중충한 태종대 해안도로를 한바퀴 일주해봤지만, 한마디로
내가 현재 살고있는 동해남부 기장 해안도로가 훨씬 산책하기 멋지고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냥 바라보는것만으로도 분위기 있고 예쁜 갯야생화들이 많은 집 주변 산책로를 놔두고
지하철을 타고, 또 버스를 타면서 2시간을 가야했었던 태종대 일주도로는
울창한 숲이 있어서 걷기에는 편안하고, 건강한 길이었지만, 절벽으로 내려가야 멋진 풍광을 본다는 것이
고소공포증을 가진 겁쟁이에게는 부담스런 산책로였음이었다고.... 메모하고 싶었다.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좁다란 골목길 에서 (0) | 2020.08.04 |
---|---|
태종대 자갈마당에서 (0) | 2020.07.24 |
산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0) | 2020.04.22 |
아파트 뒷산 등산로 (0) | 2020.04.18 |
해운대 청사포의 봄날 (0) | 2020.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