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12월의 겨울텃밭

nami2 2019. 12. 14. 00:09

            가을 텃밭 처럼 채소가 빨리 자라지는 않더라도

            겨울이지만,밭에서 푸르고 예쁘게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황송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요즘이다.

            그러나 그런 황송함도 12월 까지는 가능할 것이라 생각되면서도

            혹시 간밤에 기온이 더 떨어져서,모든 것들이 꽁꽁 얼어서 엉망이 되지 않을까 조바심을 내게 된다.

            그래도 '월동'이라는 단어가 붙어버린 씨앗들만 골라서 뿌려놨으니까, 어찌 되지 않겠지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아직까지는  채소가 필요할때는 텃밭으로 가는데,

            텃밭으로 가는 것은 나뿐만 아니라 ,고라니 녀석도 식사대용을  주변 텃밭에서 해결하는 것 같았다.

            고라니와 함께 나눠 먹는 것이 싫어서 자꾸만 그물망을 쳐보지만, 뛰는 놈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추워지는 겨울 텃밭에서 고라니와 실갱이를 하려니까, 생각치도 않은 스트레스가 되는 것 같았다. 

                배추 31포기 심은 것중에서 12월 까지 살아남아서 자리를 지키는 것은  딱 3포기뿐이다.

                28포기가 사라진 배추 밭에 봄동이라도 심었더니, 봄동은 예쁜 모습으로 봄을 기다리고 있다.

                끈으로 묶여진 배추 3포기는 조만간에 김장할 때, 귀한 김치로 별미가 될듯 하다.

                배추 10포기 정도는 시장에서 사올 예정이다. 

                  농약을 한번도 치지 않은  봄동이라서 그런지, 겨울에도 벌레구멍이 보인다.

                  요즘 벌레들은 겨울에도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텃밭에서 쑥이 자라고 있다.

                          냉이와 함께 뜯어다가 국을 끓였더니 쑥향이 좋았다.

                     민들레도 소중한 겨울 야채라서 잘 뜯어다 먹는데, 겨울인데 꽃이 피었다.

                                                     민들레꽃

                   엊그제 제사가 있어서 뜯어다가 나물을 했더니  맛이 괜찮았다.

                   겨울 시금치는 단맛이 있어서 고라니도 좋아 한다는데, 어찌해야 하는지

                    케일도 열심히 잎을 따다가,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쌈으로 싸먹는데

                    엊그제 추위에 폭삭 내려앉더니, 기온이 올라가니까  다시 살아났다.

                      쑥갓은 추위에 약한듯 자꾸만 시들해지는데, 상추는 여전히 씩씩했다.

                      윤기가 흐르는 상추를 뜯어다가, 쌈으로 싸먹어도 맛이 있었다.

                겨울이지만 텃밭에서 뜯어다 먹는 쌈맛이  고소하고 달착지근하다.

                채소들은 추울수록 단맛이 난다는 것이 맞는 말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달래도 봄을 기다리면서 씩씩하게 자라고 있다.

                          겨울에도 얼지않는 모습이 대단했다.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열심히 자라고 있는 월동용 채소 겨울초(유채)는

                         추운 겨울날의 싱싱한 겉절이용 채소이다.

                          마늘 밭속에서 냉이가 자라고 있다.

                          가장자리에서는 쑥이 자라고 있고....

                          이 정도이면  충분한 자급자족용 겨울먹거리이다.

                 한겨울에도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는 쪽파를 뜯어다가  파전을 만들었더니  별미였다.

                 예쁘게 자라는 모습이 대견하다.

                   동치미 무우를 뽑아다가 동치미를 담근후, 남겨놓았던 자잘한 무우들이다.

                   깍두기를 담그면 괜찮을 것 같아서 남겨놓았는데, 날씨가 추워져서 마지막으로 뽑았다.

                몇번의 추위가 있었는데, 그래도 무우를 뽑을 때 까지 얼지않았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몽땅 다 뽑았다.

                    이 정도의 깍두기라면 일년을 먹게된다.

                    한통은 서울 동생집으로 택배가고, 한통은 나의 일년 먹거리가 된다.

                    동치미도 한통은 서울로 갔고 , 한통은 먹음직스럽게  맛이들어서 잘 먹고 있다.

                    세번의 태풍까지 물리치고,씩씩하게 잘 자라서,일년동안 먹거리를 만들게 해준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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