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있는 아파트가 산 밑에 위치하고 있어서 본의 아니게 전원생활 하는 것 같은 느낌은
한해 두해 나잇살이 늘어날수록 즐거움이 되는 것 같았다.
10년 전에 산 밑의 신축아파트를 구입할때는 도심 끝자락이라서 교통도 불편하고, 시장 가는 것도 불편하고
산에서 부는 바람도 싫고, 새소리도 시끄럽고, 비오는 날에 많이 기어나왔던 지렁이도 끔찍하게 싫었고,
이렇게 저렇게 마음속으로 불평불만을 늘어놓았던 것들이 많았는데,
아마도 그때는 지금보다는 쬐끔 젊었기 때문에, 시골스러움에 익숙하지 않아서 스트레스가 되었던 것은 아닌지?
바빴던 일상으로 눈깜짝할 시간에 10년을 보낸 지금은
불만스러웠던 그 모든 것이 어느새 마음을 비우게 되었고, 떠나고 싶지 않을 만큼 친숙해져 가고 있음을 알게되었고
고라니 울음소리, 산꿩, 뻐꾸기,소쩍새, 개구리,매미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는 점점 좋아졌으며
남쪽지방의 어느곳과 앞다툴 만큼의 빠른 매화소식과 사계절이 아름다운 주변 풍경이 어우러져서
어느새 이곳은, 삶이 끝날때 까지 살아야 하는 곳으로 발목을 잡힌 곳이 되었음을 일깨워주는듯 했다.
미역 말리는 풍경과 미역냄새가 물씬 풍기는 아파트 주변의 해안가 풍경과 함께 온통 매화세상이 된 2월은
꽃샘추위쯤은 아랑곳 하지않고 화사함으로 봄마중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파트 정문쪽은 도심이지만, 아파트 후문쪽은 완전한 시골이다.
흙먼지 날리는 시골길을 걷는 것도 ,이제는 친숙한 즐거움이 되었다.
아파트 후문 앞쪽, 들길로 나가는 길은 모두가 매실 농원이라서
매일같이 꽃길을 걷다보니 마음속 까지 정화되는듯 했다.
아파트 후문 옆쪽, 숲길로 가는 길은 이곳 저곳이 모두 매실농원이다.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어르신들이 대부분 땅 소유주인데, 땅을 묵혀두는 것보다는 꽃나무를 심는다는것이
모두 매실나무를 심어 놓은 것 같았다.
매실이 익어서 땅에 떨어지면 아무나 주워가도 될 만큼, 땅주인은 열매에도 관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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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비탈 옆의 매실밭은 ,꽃피는 산골 처럼 주변이 온통 화사하고, 매향도 그윽하지만
매실이 익었을때는 모두 땅에 떨어져서 거름이 되는 것을 해마다 보게 되는 곳이다.
땅주인은 있지만, 매실에 대해서는 신경을 안쓰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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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서 창문을 열어놓으면, 집안 까지 매화향기가 날아든다.
산수유가 노랗게 피기 시작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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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동네 울타리너머에는 집집마다 홍매화가 화사하게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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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후문에서 자주 가는 산책길에 위치한 시골마을에는
대부분 집 마당에 매화가 피어 있었다.
마당 한켠에는 홍매화가 가장 많았고, 청매화, 백매화는 텃밭 주변이나 길 모퉁이에 많이 있었다.
일부러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도 아닌데, 작은 시골마을의 울타리너머에서 느껴지는 매화향기는
지금이 2월이 아니라 3월 중순쯤이 되는 것 같은 화사함이 곳곳에 있었다.
매화꽃이 사그러지면, 살구꽃과 물앵두꽃이 피어서 산책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이곳 시골마을도
아파트 주변, 아름다운 풍경속의 한곳으로 어느새 자리매김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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