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인지, 흐린날씨인지 분간을 못할 만큼의 우중충한 날씨가 계속되다가, 모처럼 맑고 푸른 하늘을 보게되니
봄바람 난 사람처럼 지하철을 몇번씩 환승해가면서 암자를 찾아갔다.
설명절이 지나고 부터는 한번도 추운 적이 없는 짧은 겨울 덕택에
산속 암자 마당에 핀 빨간 홍매화를 보러간다는 것은 핑계였고, 혹시 낙엽위로 얼굴을 내미는 복수초가 있지않을까
기대를 하면서 암자로 올라갔더니, 뜻밖에도 많은 꽃을 볼 수가 있었다.
아직은 겨울 그림자가 남아 있었기에, 해안가의 어촌마을만 빙빙 돌아다니면서 매화 사진만 찍다보니,
산속에 있는 암자 마당에 그렇게 많은 꽃들이 피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물론 노란 복수초는 찾아내지 못했지만, 암자 뜰앞에 핀 야생화들도 반가웠으며...
그보다 더한 것은 뜻밖의 휭재.... 하얀목련이었다.
기본적인 상식으로는 하얀목련은 4월에 피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지구 온난화 때문에
이제는 3월초에 목련을 보게되었다는 것이 기쁜 것인지, 황당한것인지 가늠이 안된다.
목련이 피기 시작했다.
도심에서도 볼 수 없었던 목련을 산속 암자 주변에서 만났다.
세상이 자꾸만 요지경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나무가지에 목화솜을 꽂아놓은 듯한,꽃봉오리가 혼자 보기 아까웠다.
.
.
.
.
활짝 핀 목련도 예쁘지만, 이렇게 꽃봉오리였을때도 참으로 매력적이다.
이곳에서 부터 위의 사진은 흔하게 보는 하얀목련이었고
이곳에서 부터 밑의 사진들은 산목련이다.
산속으로 들어가는 마을버스를 타고 가다가 , 차창가로 스쳐지나가는 목련때문에
버스에서 하차한후,일부러 왔던길을 20분 정도 산길을 따라 걸어내려 갔다.
산속에 흐드러지게 핀 목련나무가 너무 멋지게 서있었다.
산목련이었다.
매화 나무가지에 올라앉은 까치가 그냥 예뻐 보인다.
버스 길은 산복도로 수준이었고, 목련이 있는 곳은 경사가 심한 산비탈이라서
활짝 핀 꽃사진을 찍는 것이 꽤나 어려웠다.
.
.
산위에서 급경사 산비탈의 사진을 아무리 잘찍어보려고 해도, 마음처럼 쉽게 찍혀지지 않았다.
.
.
어찌보면 산목련이 더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절집 마당에 피는 일반적인 하얀 목련보다는, 산 깊숙한 곳의 암자 주변에 피는 산목련은 차이가 있었다.
벚꽃과 산벚꽃이 약간 틀린 것 처럼...
모처럼 봄바람에 휩쓸려 발길닿는대로 하루종일 암자 주변을 배회하고 돌아왔다.
야생화, 산수유,홍매화.... 혼자 걷는 쓸쓸한 산길이었지만, 나름대로 흐뭇한 하루였다.
'감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들판에 핀 마지막 매화 (0) | 2019.03.10 |
---|---|
봄을 맞이한 노란 산수유꽃 (0) | 2019.03.05 |
해안가 마을의 이른 봄날 (0) | 2019.03.03 |
아파트 주변에 화사하게 핀 매화 (0) | 2019.02.18 |
통도사 영각앞의 자장매 (0) | 2019.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