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꽃향기가 있는 겨울 들길

nami2 2019. 1. 30. 00:04

          며칠동안 밤의 기온이 계속해서 영하로 떨어졌고, 한낮 까지도 기온은 그다지 풀리지 않은 전형적인 겨울날씨였다.

          대파를 뽑으러 텃밭에 나가보았더니 겨울초도 그렇고, 시금치도 많이 움츠러들은채 거의 맥빠진 채소가 되었으며

          12월 중순 까지만 해도,먹음직스럽던 상추 역시 얼어서 소생 불가능이 되어 있었다.

          김장하면서 남겨두었던 부실한 배추는 그런대로 싱싱해보였으며, 떡국 끓일때 꼭 필요한 대파는 추위를 잘견딘듯 했다.

          마트에서 떡국용 떡이 판매대에 올라가면서 ,쉽게 끓여서 먹을 수 있는, 겨울날의 한끼 식사 떡국에  텃밭의 대파가

          큰 역활을 하는 것은 떡국과 대파가 궁합이 맞는다는 것인데 ,겨울에 텃밭에서 뽑아먹는 대파 맛은 참 괜찮았다.

          아무튼 텃밭에서 멀쩡하게 살아 있는 것은 대파뿐인 추운 계절에, 매화는 끊임없이 꽃을 피우고 있었다. 

          나중에 매실 열매에 대한 보고서를 쓰는 것은 뒷전이고, 우선 꽃 부터 피워야 한다는 성급함은...

          추위 때문에 상처를 받으면서 ,꿀벌도 날지 않는 추운 계절도 아랑곳 하지 않은채 들판을 자꾸만 꽃으로 장식하고 있다.

              세상은  온통 마른 풀잎인 삭막한 겨울인데, 나무가지에서  활짝 꽃이 피었다해도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모습이 애처로워 보였다.

             아무리 엄동설한에 피는 꽃이라고 해도 싱싱함이 보여져야 하는데, 간밤에 엄청 추위에 떨었던 흔적이 보여졌다.

                 팝콘처럼  금방 튀겨져 나온 꽃들은  그래도 봐줄만 했다.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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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들판의 매실나무는 거의 꽃망울이 부풀어 있다.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해오는듯...

            설명절이 지나가고 나면  춥거나 말거나 계속해서 꽃이 필 것 같았다.

               집 주변의 들판에는 기후 탓인지

               작은 텃밭(주말농장)을 빼놓고는  거의 매실밭이다.

               2월중순쯤이면, 아파트 창문틈을 통해서 매화 향기가 거실에서도 느낄 만큼 온통 꽃세상이 된다.

               그래서 언제 부터인가, 매화를 보러 떠나는 꽃여행은 하지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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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쁘게 피기 시작하던 동백꽃이 활짝 모습을 드러내지도 못하고  추위 때문에 주춤했다.

                추위와 싸움을 하다가 지친듯한 모습이 역력했다.

                추위에 지쳐서 입술이 터졌다면  연고라도 발라주면 되지만......볼수록 안쓰러운 마음뿐이다.

               

                이제 음력 섣달이 지나가고, 정월이 돌아오면, 바닷가에는 '영등할매'가 바람을 몰고 내려 오신다고 한다.

                겨울동안 포근했던 날씨는 사라지고, 거센 바람 때문에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된다.

                영등할매가 딸을 데리고 내려오면, 딸이 추워서 고생할까봐 바람이 그렇게 거세지 않는데

                며느리와 함께 내려오면, 장독대의 항아리가 날아갈 만큼 추운 바람이 분다고 한다.

                아무쪼록 올해도 부디 영등할매가 딸과 함께 내려오길 바랄뿐이다.

                산밑에 있는 우리 아파트는 날아갈 것 같은 위기에 놓여 있어서 ,해마다 2월에 부는 바람 때문에 긴장을 한다.

                산넘어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산에서 부는 바람이 맞부딪히게 되니까, 긴장의 끈을 늦출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