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마음속에 잡념이 가득할때는 무조건 텃밭에 나가서 풀을 뽑으며 시간을 보낸다.
비가 자주 내린탓인지, 풀이 자라는 속도가 굉장했다.
병원생활 하느라 방치되었던 텃밭은 거의 풀밭이었는데, 병원생활을 끝낸 지금은 할일이 너무 많았다.
주말농장인 텃밭은 아침 저녁으로 사람들이 일을 하는 곳이기에, 한낮에는 아무도 없었다.
죄인도 아니면서 사람들 대하는 것이 껄끄러운 요즘, 아무도 없는 한낮에 들판에 혼자 앉아서 청승을 떨고 있다.
둘이서 먹을 것이라고 씨를 뿌려놓았던, 상추를 혼자 먹으려니까 아무 맛이 없었다.
상추는 계속 자랄텐데, 혼자서 고기 먹을 일은 없고....
우리집 아저씨가 좋아 했던 상추가 너무 예쁘게 자라고 있다.
항암에 좋다고 해서 심어놓은 케일도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고 하니까 재미가 없었다.
혼자 먹기에는 5포기도 많다고 생각되었다.
텃밭의 채소는 넘쳐나는데, 혼자 먹는 채소는 뭐든지 맛이 없다는 것이 문제....
쑥갓이 먹음직스럽게 크고 있다.
몸에 좋다는 토마토
생각 같아서는 농사를 짓고 싶지 않았지만, 비가 자주 내린 탓에 잘 크고 있다.
우리집 아저씨가 매운 것을 못먹어서 올해 처음으로 땡초를 10포기 심었다.
그런데....
텃밭에 심을 것이 없어서 가장 만만한것이 대파이다.
비가 자주 내린탓에 별탈없이 잘 자라고 있다.
가지 4개 , 조선오이3개, 가시오이 3개 모종을, 병원생활 하면서 급하게 심어놨는데
모종 심은지 이틀만에 우리집 환자는 먼곳으로 가버렸다.
한치 앞도 모르며 산다는것이 답답할뿐이다.
오랫동안 병원생활 하느라 대파는 시기를 놓쳤다.
뽑아서 처리 하는 것도 힘들 것 같다.
대파 뿌리만 잘라서 말리고, 그리고는 모두 뽑아버려야 할 것 같다.
참나물
산나물을 좋아해서 1평남짓한 밭에 여러종류의 산나물을 심었다.
가장 잘 크는 것이 쑥부쟁이, 그리고 취나물, 부지깽이 나물, 방풍이다.
텃밭에 더덕씨가 떨어져서 싹이 올라오더니 제법 넝쿨을 뻗어간다.
비가 너무 자주 내리니까,양파가 그런대로 잘 크고 있다.
완두콩
2월달에 우리집 환자 간병하면서 어렵게 시간을 내어서 씨를 뿌려었다.
그러나 병원생활 2개월 동안 너무 방치 해놨더니 ,듬성 듬성 싹이 나왔을뿐
거의 완두콩 농사는 엉망이 된 것 같다.
농사 못짓는다는 것을 병원생활 핑계를 댄것이 웃으웠다.
초보 농사를 지으면서 콩 농사는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햇다.
그나마 어렵사리 꽃을 피우고 제법 넝쿨이 뻗어가는데, 고라니 녀석이 싹둑 싹둑 자꾸 먹어 치운다.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지 생각이 나지 않아서 그냥 고라니에게 완두콩을 맡겼다.
알아서 먹고, 남는 것은 내가 먹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고라니 상대로 화를 낼 기력도 없고, 어떻게 대처할 방법도 생각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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