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잠시 잠깐 쏟아졌던 소낙비였지만, 밭을 가꾸는 모든이들의 시름을 잠시 멈추게 했다는 것이 중요했다.
이른 아침과 저녁에 들판으로 물을 들고 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는 것.....
오전 8시 부터 들판의 공기는 숨이 멎을 것 처럼 덥고, 습도는 높고, 바람도 없었다.
가뭄과 폭염때문에 여름 한 철은 밭에 나가지 않고, 쉬고 싶었지만
곧 김장채소 준비 때문에 바쁜 것은 5평이나 20평, 50평, 100평의 땅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똑 같은 것 같다.
봄에 시작하여 수확기인 여름 농사가 거의 끝이 나고 있다.
가을채소 파종 준비에 뜨거운 여름날, 엄청 많은 땀을 또 흘려야 할 것을 생각하니 걱정이 앞선다.
토마토 20포기에 100개 정도 따냈더니 거의 끝물이다.
덕분에 아침식사 대용의 토마토 쥬스 잘 먹고 있다.
곧 뽑아내고 김장무우 파종할 준비를 해야 한다.
봄에 심었던 오이 옆에, 두번째 심은 오이는 가뭄때문인지 오이가 신통치 않다.
거름부족인지, 물부족인지 알 수가 없다.
재미삼아 심었던 옥수수 50여개 따내고, 옥수수대가 퇴비가 된다고 해서 밭에 덮어 놓았다.
여름상추가 끝이나고 있다.
7월에 상추모종을 했는데, 몇번 정도 뜯어먹으니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요즘 상추가 금추라고 하지만, 뽑아내야 할 것 같다.
반평 정도의 밭에 고구마 줄기 따먹으려고 심어 놓고
정성으로 물을 퍼다주면서 키웠더니, 고라니가 몽땅 뜯어 먹었다.
양심도 없는 녀석, 잡히기만 하면 요절을 내라고 모두들 한마디씩 하는데
새벽에 다녀가시느라 만날 길이 없다.
순전히 물을 퍼다 주면서 키우는 상추인데, 쉽사리 자라지 않는다.
빈 자리는 고라니가 몽땅 뜯어 먹은 자리이다.
고라니는 청상추와 로메인 상추를 좋아 한다.
바싹 마른 땅위로 '쇠비름'이 자라면서 꽃을 피웠다.
채소 외에는 물도 주지 않는데, 어렵게 싹을 돋더니 어느새 꽃을 피운 쇠비름이다.
노란꽃이 참으로 예쁘다.
가지나무, 고추나무, 토마토나무 밑은 온통 쇠비름꽃이 피어 있었다.
우리집 베란다에도 꽃이 활짝 피었다.
햇볕이 들어오면 온실속보다 더 뜨거운데 꽃을 피웠다.
나무베고니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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