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꽃들이 다른 지방보다 빨리 피기 시작하는 것은 바람이 따뜻하기 때문이다.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에는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해풍 때문에 눈이 내리지 않는 이유도 있겠지만
해풍 때문에 이득이 되는 것도 있다.
겨울내내 밭에 있는 작물들이 그다지 얼어붙지 않는다는 것이다.
약간 신경만 쓰면 봄바람과 함께 파릇파릇한 채소를 뜯어먹을 수 있다는 것이 해풍이 가져다주는
크나큰 특혜였다고 말하고 싶다.
3월이 되면서 텃밭에 나가는 시간이 많아졌다.
추운 겨울이 되어도 얼어죽지 않는 풀 때문에, 몇날 몇일을 풀 뽑는것에 매달려야 했다.
밭가에서 잡풀과 함께 겨울을 함께 지낸 '돌나물'을 한줌 뜯었다.
돌나물에 초고추장과 참기름 넣고 밥을 비벼먹는 맛!!
그 맛이 꿀맛인 것이다.
지난 가을에 심어 놓았던 상추가 봄을 맞이했다.
얼어죽을까봐 노심초사 했었는데....
천만다행이다.
봄이 되면서 싹이 올라오는 부추는....
초벌부추는 이른봄에 먹는 보약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봄바람이 좋았는지
케일의 싱싱함과 아삭함이 밥도둑이 될것 같다.
머위 새싹이 올라오고 있었다.
머위 잎이 항암에도 좋고, 당뇨에도 좋고, 여러가지 성인병에 좋다고 한다.
머위 옆에 방풍나물과 취나물 모종을 심을 예정이다.
3월초에 잡초를 제거하고, 열흘 뒤 또한번의 잡초를 제거해주니까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가고 있는 양파!
씨앗을 심었을때는 까치 때문에 그물망을 씌어 놓았는데, 잎이 나오니까 고라니 때문에
또다시 그물망을 쳐야 했던 '완두콩' 새싹이 너무 예쁘다.
봄볕과 봄바람이 확실히 좋은 것 같다.
가을에는 비실비실하던 '쪽파'는 시간이 흐를수록 통통해지고 있다.
지난 늦가을에 포기를 할만큼 비정상이었던 '당근'이 밭에서 겨울을 보낸후
제법 괜찮아졌다.
위로라도 하듯, 눈에 띌 만큼 커다란 당근도 몇개 있었다.
올해 부터 당근을 심지 않겠다고 작심했는데
당근 생김새를 보니까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아서 올 가을에 또 당근을 심기로 했다.
생김새가 인삼을 닮은 것 같았고
겨울을 잘 이겨낸 당근의 영양가도 인삼을 닮아가지 않았을까
이렇든 저렇든 비료도 주지 않고, 키운 유기농 뿌리채소이니까....
후한 점수를 당근에게 주기로 했다.
들판에서 추운 겨울바람을 이겨낸 강인한 당근인 것을 자랑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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