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는 흐렸다가 , 개었다가, 빗방울도 몇방울 떨어뜨리는 정말 변덕스런 날씨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이른 아침에는 신발이 젖을 만큼 흠뻑 이슬도 내렸다.
김장 배추와 무우, 그리고 쪽파, 상추 ,쑥갓등을 심었더니, 변덕스런 날씨가 도움이 되었던지
하루가 다르게 새싹들이 예쁘게 자라고 있다.
6평밖에 안되는 텃밭에 심을 것은 모두 심어놓고, 벌레와의 싸움 그리고 고라니와의 눈치작전에
늘 마음은 노심초사였다.
눈에 잘뵈지도 않는 아주 작은 벌레와의 싸움은 방심하면, 예쁘게 자라는 무우잎이 총알받이가 된다.
보일듯 말듯한 구멍이 숭숭....
농약을 주지않고 키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어린 잎이 벌레의 총알받이가 되어서 구멍이 나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어 약을 치게 되었다.
텃밭의 부추꽃이 점점 예쁘게 피고 있었다.
어찌보면 하얀 메밀꽃 보다 훨씬 예쁜 것 같다.
흠뻑 내리는 찬이슬과 낮에 뿌려지는 빗방울이 영양제가 된듯....
부추의 꽃망울이 점점 더 많아졌다.
추석 차례상에는 먹음직스런 '부추전'을 올려야겠다.
초여름에 완두콩 수확을 하면서 밭에 떨어진 콩알들이 싹을 틔워서
콩 꼬투리를 만들어냈다.
봄 날씨와 비슷한 가을에 완두콩밥을 해먹게 되는 것은 아닌지?
땡초 10포기 심었는데, 붉은 고추를 2키로 따냈다.
그리고도 땡초가 주렁주렁이다.
봄에 뿌렸던 아욱씨가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여름 끝자락에 싹을 틔웠다.
그리고는 혼자서 열심히 잘도 큰다.
한포기에서 아욱잎을 한주먹 뜯어다가 아욱국을 끓여 먹었다.
주름잎
방가지똥
토마토와 오이넝쿨을 걷어낸 빈밭에 비료와 거름을 뿌리고, 무우씨를 뿌렸더니....
4일만에 싹이 돋아나고, 어린잎 세잎이 나왔는데, 벌써 벌레가 접근을 하기 시작 했다.
정확하게 8월10일쯤 밭 가득 ,당근 씨를 뿌렸다.
그런데 손가락으로 셀 만큼 싹이 나왔다.
8월15일쯤 씨를 또 뿌렸는데, 소식이 없었다.
폭염때문이지 싶기도 하고, 씨가 이상해서 발아를 못하는 것인지
그래서 8월27일쯤에 당근씨를 봉투째 모두 밭에다 쏟아부었더니....
선선한 9월이 되니까 당근씨가 이렇게 싹을 틔우고 있었다.
8월에는 그렇게 속을 썩이더니.....
당근밭 빽빽하게 나오는 당근싹이 정신 못차리게 만드는 것 같다.
내가 잘못했기에 웃음이 나왔다.
잘 키워서 '당근잎전', 당근잎나물'을 만들어 먹을수밖에.......
당근잎의 효능이 엄청 좋다고 한다.
쪽파를 심은지 이틀째 되는 날 폭우가 쏱아져서 잘못되는줄 알았다.
그런데 비가 그치고 하룻만에 싹이 나오기 시작 했다.
바라볼수록 예쁘고 신기했다.
씨를 뿌리고나서 5일째 되던 날에....
배추 모종을 하고 나서 걱정이 앞섰다.
뻔뻔스런 고라니가 배추잎을 다먹어버릴까봐....
그런데 발자국만 밭가운데 남겨놓고 가버렸다.
너무 어린잎이라서 입을 대기가 민망했나보다.
고라니에게서 배추를 지켜낼 방법을 연구해야 하는데, 머리가 아프다.